보령 '폐광기금 남용' 경찰 수사착수

지역주민 339명, 충남도에 감사청구… 市 일부 부적절 운영 밝혀져

보령시의 폐광지역 개발기금 남용과 관련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보령경찰서는 보령시로부터 폐광지역 개발기금 자료를 넘겨받아 현재 남용과 관련한 비리 등의 혐의가 있는지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지난 8월 폐광지역개발기금사업과 관련해 지역주민 A씨 등 339명이 충남도에 요청한 '주민감사청구'결과 보령시의 업무 소홀과 일부 위반사실이 밝혀졌으며 충남도의 감사결과 ▲폐광지역개발기금 대상사업 선정 업무소홀 ▲대천리조트에 예산집행 부적정 ▲돌 문화석재공원사업 예산 부적정 ▲성주천 교량가설 등 사업추진 부적정 ▲기금 사업비 정산 소홀 등 총 5건이 위반됐기 때문이다.

시는 옥마산근린공원 조성공사와 관련해 사업 시행자인 ㈜대천리조트가 조성ㆍ완료한 후 보령시에 기부 채납토록 돼있으나 보령시가 직접 40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부당하게 특혜를 제공했으며, '폐광지역특별법'을 위반해 폐광지역진흥지구 외 지역인은 웅천읍 돌 문화석재공원 조성사업에 10억 원을 편법 집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 동안 꾸준히 특혜시비의 대상이었던 성주천 교량가설 및 산책로 조성사업과 도로 확ㆍ포장공사 등에 설계를 변경해 기금을 부적정하게 집행한 사실과 5억 여 원의 집행 잔액을 기금 운영권자의 승인 없이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2년간 300억여 원의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지나치게 기반시설에 집중 편중했으며, 주민소득 관련 사업은 1건에 불과하고 공청회와 설명회 등 주민의견 수렴 노력을 소홀히 한 점도 지적됐다.

시는 그 동안 폐광지역 주민들이 제기했던 각종 의혹 중 일부가 부적절하게 운영된 사실이 밝혀져 폐광기금 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으며 특혜제공을 받은 ㈜대천리조트는 지난해에만 50여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폐광지역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해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토대로 충남도의회 김종문 의원은 지난 14일 보령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폐광기금사업 운용에 관한 현황 자료요구를 토대로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총 53건, 687억 원 중 2010년부터 2012년 총31건의 운용 현황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향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김 의원이 지적한 '폐광 지역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조성기금은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민 소득과 직접 연관된 사업에 지원해야 함에도 2010년부터 올해까지 31건, 317억9300만원의 사업에 주민소득과 관련된 사업은 단 1건에 불과하다며 대부분 주민들의 소득향상과는 무관한 도로포장과 기반 시설 및 선심성 공사에 투자해 지원금의 조성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폐광지역 개발기금과 관련 남용 등 비리 혐의가 적발될 경우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충남도는 폐광지역개발기금과 관련 국장급 2명에 대해서는 훈계조치, 과장, 계장 등 2명의 공무원에 대해 감봉 1월에 그치는 가벼운 징계 조치를 내려 '제 식구 감싸기'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보령=오광연 기자 okh2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