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기부와 선행 활동을 꾸준히 해온 그의 이미지와 꼭 부합하는 작품이다. 더욱이 그는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출연료 없이 영화에 합류했다. 또 영화 홍보를 위해 드라마 '대왕의 꿈' 제작진에게 “시간을 비워달라”고 부탁했다.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하면서 이런 요구를 한 게 처음이란다.
최수종은 “그동안 정말 좋은 영화들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드라마와 영화를 병행해야만 하더라. 그러다 보면 분명 저로 인해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을 것 같았다”며 “그렇게 시간이 흐른게 18년이나 됐다”고 돌아봤다. “나중엔 최수종은 영화 안하는 사람으로 소문이 났을 정도”라며 웃음을 보였다. 그런 면에서 철가방 우수씨와 최수종의 만남은 운명적이다. 대왕의 꿈 촬영이 시작되기 전 몇 개월의 여유가 있을 때 때마침 제안이 들어온 작품이다. 그는 “만약 그 시간에 다른 좋은 영화의 제안이 왔다면 다른 것을 했을 수도 있다”며 “누구나 때와 시기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 시기에 '광해'나 '도둑들'이 들어왔다면 그 작품을 했을 수도 있다고 예를 들었다.
시간적인 운명 말고도 최수종과 김우수 씨 사이에 또 다른 '인연'이 존재한다. 최수종은 “나중에 알게 됐는데 언젠가 전국에 봉사하는 분들을 청와대에서 초청한 적 있다. 그때 김우수 씨가 같이 있었다”며 “저는 기억을 못하는데 하희라 씨가 '유일하게 작업복을 입고 온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고 하더라. 그 분이 김우수 씨 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후 제3회 대한민국 휴먼대상에서도 고인이 된 김우수 씨와 같이 상을 받았다”며 “인연이 있는 것 같고, 꼭 해야될 것 같았다. 마침 영화에만 몰두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고 기억을 들춰냈다.
여기에 하희라의 한 마디가 더해졌다. 최수종은 “제작자 분이 사실 하희라씨하고 같은 대학에서 동문수학하고 있는 사이다. 어떤 인품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며 “또 감독님을 처음 만나서 영화에 대한 얘기를 듣고선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18년 만에 찾은 영화 현장은 어땠을까. 그리 넉넉하지 못한 제작비와 빡빡한 일정이었음에도 그는 “18년 전 영화할 때와 완전 시스템이 달라졌고, 배우들에겐 완전 좋은 것 같더라”고 웃음을 지었다. “드라마엔 미안한 말이지만 한 번 찍어보니까 영화를 계속 하고 싶더라”고 말을 이었다.
흥행 공약도 내걸었다. 그는 “천사의 의미를 담아 100만을 넘으면 1차로 자장면 1004 그릇을 자비로 사서 직접 봉사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22일 개봉.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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