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인사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지역 배정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 영남권 13명, 지역세가 비슷한 호남권 6명과도 편차를 보였다. 지방청별 1명에 그친 것은 체면치레도 못한 셈이다. ‘명목상 숫자만 채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종의 지역차별로도 볼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전체 경정 대비 승진 가능성도 낮아졌다. 충청권 지방청이 총경 인사에서 각 1명씩으로 묶인 것은 단지 업무성과 평가에 기인한 것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본청, 서울청, 경기청, 인천청 등 수도권이 61%(40명)를 차지한 것은 실력과 능력을 따지기 전에 지역인재 양성이 얼마나 넘기 힘든 벽인지를 확인시켜줄 뿐이다.
그렇잖아도 시급한 지역 안배는 당분간 또 미뤄지게 됐다. 이는 앞으로 경찰 조직 화합 저해와 인사 적체 심화를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도시 규모 등 지역의 치안 여건과 수요를 놓고 따져도 지역경찰은 승진하기 힘들고 승진하려면 서울로 가야 한다는 자조감을 심어줄 만한 상황이 왔다.
사실상 수도권 독식 현상은 지난주 경무관 승진 예정자 인사에서도 빚어졌다. 대구청, 경남청 1명씩을 제외한 나머지는 경기청을 포함한 수도권 차지였다. 지난 5년간 경무관 승진자의 91%가 본청과 서울청 출신이라는 국정감사 자료도 이것을 대변해준다. 조직 화합을 생각한다면 업무성적 평가, 입직구분별 균형과 지역별 안배가 모두 필요하다. 누구나 공감하는 투명한 절차 없이는 조직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인원을 한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번의 경우, 최소한 충청권 몫이 지방청 단위로 2명씩은 배당돼야 했다. 경찰의 꽃(총경), 경찰의 별(경무관) 승진 인사 소외는 전체 조직의 사기와 직결되는 일이다. 지방 근무 경찰관의 상대적 박탈감은 승진 대상자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조직을 견고하기 하기 위해서도 지역간 균형과 지방청 총경 승진 푸대접 해소 등 제도 손질을 할 요인이 생겼다. 특정 지방청 위주의 총경 승진 편차를 볼 때 지방분권시대라는 말 또한 더 멀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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