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문제는 대덕구 등 원도심일수록 상황이 심각해 상당수의 학부모는 사립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교육ㆍ경제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본보가 대전 공립유치원 학급 증설을 위한 예산 심의를 앞두고 올 4월 기준으로 취원율을 확인한 결과, 취원대상 4만6031명(2011년 12월) 중 공립유치원에 다니는 원아는 3311명(7.2%)으로 조사됐다.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원아는 1만9868명(43.2%)으로, 공립보다 6배 이상 많았다.
대전의 공립유치원은 동구 13곳, 중구 11곳, 대덕구 10곳, 서구 23곳, 유성구 32곳 등 모두 89곳(151개 학급)이다. 사립유치원은 동구 24곳, 중구 29곳, 대덕구 23곳, 서구 53곳, 유성구 32곳 등 모두 163곳(862개 학급)이다.
공ㆍ사립 취원율을 들여다보면 더 심각하다.
동구의 경우 공립 취원율은 5.6%(413명)인 반면, 사립은 35.0%(2589명)다. 중구의 공립 취원율은 6.5%(476명)이지만, 사립은 50.5%(3709명)다. 가장 열악한 대덕구의 공립 취원율은 5.0%에 불과한 반면, 사립은 55.0%(3092명)로 가장 높다. 서구의 경우 공립은 7.3%(1023명)인 반면, 사립은 43.1%(6021명)이고, 유성구 공립 취원율은 9.5%(1116명), 사립은 38.1%(4457명)로 공ㆍ사립 취원율 차이가 뚜렷하다.
자치구별 원도심의 공립유치원 원아 수가 적은 반면, 학비가 비싼 사립유치원 원아 수가 많은 것이다. 경제적 여건이 더 어렵지만, 공립유치원이 적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립유치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게 현실이다.
학부모 최준성(35)씨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비싼 사립에 갈 수밖에 없는 걸 왜 모르느냐. 사립보다 공립유치원이 더 많이 생겨야 하는 게 상식 아니냐”고 말했다.
대전교육청이 공립유치원 34개 학급 증설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34개 학급을 증설해도 공립유치원에 입학할 수 있는 원아는 모두 730명에 불과하다. 동구가 4개 학급(135명), 중구 6개 학급(95명), 대덕구 5개 학급(85명), 서구 9개 학급(185명), 유성구 10개 학급(230명) 등이다.
반면, 사립유치원은 올해 112개를 신ㆍ증설했음에도, 공립유치원 34개 학급 증설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공주대 이일주 유아교육과 교수는 “공립유치원 신ㆍ증설은 거스를 수 없는 최대의 교육정책 중 하나”라며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다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공교육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오는 22일과 23일 공립유치원 학급 증설 예산 6억8000만원을 포함해 2013년 교육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에 대한 심사와 계수조정, 의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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