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순오 교수 |
이전을 추진할 당시에는 노무현 정부의 혁신도시 형태의 개발이 주류를 이루던 시대여서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의심의 여지없이 받아 들여졌으나, 부동산 경기침체를 맞은 요즘 돌이켜 생각해 보면 도청사를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작은 단지를 기존 도시 외곽에 개발하고, 주거나 편의시설 등은 기존 도시에 의존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이전비용도 줄이는 보다 더 효율적인 방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든다.
도청사 신축이전은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큰 부담없이 이뤄질 전망이지만, 2조2000억원이 넘는 995만㎡의 도시용지 개발비용은 상업, 주거, 산업용지를 매각해야만 성사될 수 있는 과제다.
내포신도시는 연말 도청 이전후 2015년까지 전체 용지의 78.2%를 개발해 인구 5만명의 도시를 조성하고, 2020년까지 산업단지 개발과 대학 유치 등을 통해 나머지 용지에 인구 5만명을 수용해 완성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도청사와 120개 유관기관단체가 이주해도 직접 유입인구는 1만5000명을 채우기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꼭 이전해야하는 도청, 교육청, 경찰청과 선관위 등 4대 특별지방행정기관의 근무인원이 2200여명에 불과한데 평균 가구원수 2.6명을 감안해도 이주인구는 6000명이 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이주의사가 있는 공무원 가구는 60%를 밑돈다는 보도도 있다. 나머지 유입인구는 모두 지역 바깥에서 이주해 오거나 아니면 지역내부 이동으로 충당해야 한다.
산업단지나 대학 등 외부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이런 유인 요소들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1, 2단계 각각 5만의 목표 인구 달성은 낙관하기 어렵다.
내포신도시는 반경 15㎞ 이내에 4개 읍을 포용하고 있어 광역적인 서비스중심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래서 상업용지만은 성황리에 매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런 광역적인 중심상업지역이 개발된다면 서비스 전문인력의 유입으로 1만명 내외의 외부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홍성, 덕산 고등학교 등 고교 이전으로 신도시가 교육특구로 기능한다면 4대읍으로부터 상당한 인구 흡인을 기대할 수도 있다.
따라서 1단계 인구 5만의 도시조성은 완성시기의 문제일 뿐 조성을 비관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문제는 산업단지 조성과 같은 외부 유입요소의 활성화가 없이 신도시가 주변 소도읍의 인구를 흡인하는 역할만 하게 된다면 기존 4대 읍의 도시기능을 내포신도시가 대체해 기존 읍의 도시기능 공동화가 촉진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기존 소도읍의 공동화가 초래된다면 부동산시장의 붕괴를 불러 와, 신도시로 이주하고자 하는 세대들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주거용지는 가용 도시용지개발의 대부분을 차지해서 성공적인 도시개발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주택분양과 성공적인 입주가 관건이다.
미분양으로 건설업체가 쓰러져서도 안 되고, 중도금을 제 때 납입하지 못한 가구가 늘어나도 성공적인 도시조성은 큰 차질을 빚게 된다.
결국, 내포신도시 조성의 성공관건은 산업 유치로 외부인구 유입을 촉진해서 도시의 자족기반을 갖추는 것이다.
또 그렇게 해야만 주변 소도읍과 공존공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내포신도시 개발은 이제 시작이다.
지역개발의 컨트롤타워로서 충남도정은 자신이 자리잡은 신도시 문제부터 풀어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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