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선 경찰관들이 16일 세종시 한 식당에 모여 토론회를 열고 검사 비리를 검찰이 수사하는 특임검사제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지난 16일 세종시 전동면의 한 식당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전국에서 100여 명의 경찰관이 참석했으며, 대전과 충남에서도 경찰관 1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 강동경찰서 김학구 경사가 사이버 경찰청을 통해 최근 검ㆍ경 갈등에 대한 토론을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토론 과정에서는 역시 검찰의 특임검사 지명 문제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이번 사건을 둘러싼 검ㆍ경 갈등과 수사권 독립 문제 등 현안 전반을 테이블에 올려 놓고 밤샘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장 곳곳에도 '경찰은 국민사랑, 검찰은 조직사랑', '비리검사도 특임검사도 의사가 아니라 장의사다. 왜? 죽은 권력만 상대하니까', '대한민국엔 두 종류의 시민이 있다. 특임시민과 보통시민' 등의 비난글들을 게시하며 이번 사건과 관련한 경찰 내부의 분위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해 검ㆍ경의 수사권 갈등이 불거졌을 당시 경찰들이 수갑을 반납하는 퍼포먼스까지 벌였던 것에 비해서는 한층 차분한 분위기 속에 토론회가 진행됐다.
참석자들도 구체적인 행동보다는 토론회를 통해 장기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현장 경찰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의지를 보여줬다는데 의미를 두는 분위기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충남지방경찰청 조대현 경정은 “특임검사 지정과 경찰 비하발언에 대해 다양한 대응방안 논의가 이뤄졌다”며 “오늘의 경찰 모임 자체가 이번 사태에 대한 경찰의 의사표현이자 항의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경찰청 소속 심기수 경사는 “경찰이 신청한 영장이 기각된 것은 법적인 한계”라며 “영장청구권 제도를 개선하기 전에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형사소송권과 헌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서는 경찰위원회 제도 개선과 경찰의 민주적 운영을 위한 직장 협의회 설립 허용 등도 제안됐다. 한편, 토론에서 나온 발언 및 제안 등은 회의문으로 작성돼 사이버 경찰청의 게시판에 공개될 예정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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