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9시 출근시간대 대전은 승용차 비율이 83.7%로 대구(85.4%) 다음으로 높았다. 승용차 중 64.3%가 운전자 한 명만 탄 것으로 조사됐고, 특히 계백로가 87.3%로 나홀로 차량이 가장 많았다. '승용차 수송분담률 전국 최고, 대중교통 분담률은 전국 최저'라는 지적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주요도로에서 수시로 차량 정체를 빚는 이유가 설명이 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대전시의 교통혼잡비용을 2008년 1조505억원으로 추산했다. 그간의 급속한 차량 증가와 도로 정체를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증가했을 것이다. 예산의 상당부분을 길바닥에 흘리고 다니는 셈이다. 교통혼잡비용은 도로 주행 차량이 교통 혼잡 탓에 정상속도 이하로 운행해 발생하는 손실을 가리킨다.
러시아워 교통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승용차 이용률을 가급적 낮추고 버스나 지하철 이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대도시 교통 혼잡 대책의 핵심이다. 노선이 1개뿐이어서 지하철 수송분담률마저 높지 않은 대전으로서는 버스 이용률 제고가 절실하다 하겠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보듯 대전시 등 행정기관과 시민단체의 계도활동도 효과가 없다. 자가용 운전자들의 무관심이 빚은 결과다.
그렇다고 자가용 운전자들만 탓할 수는 없다. 비록 완만한 하락세라고 하지만 리터당 1990원대의 고유가 속에서도 나홀로 차량이 증가하는 것은 대중교통이 불편에 보다 큰 원인이 있다.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고 노후차량 교체 등 질적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 승용차 요일제를 강조하기 전에 참여자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해볼 만하다.
에너지의 97%를 수입하는 나라에서 운행 승용차 10대 중 6대가 나홀로 차량이라는 점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 개개인이 차량 운행을 자제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다. 나홀로 차량 10%만 줄여도 교통 혼잡과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하루 15억원, 연간 5000억원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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