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청소년 축구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 U-19 선수권 대회 결승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이라크를 꺾고 8년만에 아시아 정상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제공] |
어린 태극전사들이 만들어낸 한 편의 드라마였다. 종료 직전까지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몸을 던진 끝에 얻어낸 값진 우승이었다.
한국 청소년 축구 대표팀이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탈환했다. 전후반과 연장까지 120분이 넘는 사투 끝에 얻어낸 통산 12번째 우승 트로피였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라스 알 카이마의 에미리츠 경기장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선수권 대회 결승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이라크를 꺾고 정상을 차지했다.
전반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고, 연장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라크의 홈이나 다름 없는 중동에서 일방적인 상대 응원과 텃세를 딛고 이겨낸 감동의 승리였다. 8강과 4강전에서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연파한 대표팀은 결승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에이스 문창진(포항)과 장신의 김현(전북), 강상우(경희대) 등 삼총사를 앞세워 이라크의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전반 불의의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35분 상대 무하나드 카라르의 강력한 오른발 슛을 막지 못했다.
대표팀은 동점골을 위해 총력전에 나섰지만 쉽게 이라크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김승준(군산제일고)과 오영준(한양대) 등을 투입하며 총공세에 나섰지만 밀집 수비에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까지 펼친 이라크의 방어에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추가 시간, 기적이 펼쳐졌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문창진이 날쌔게 공을 잡은 뒤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벼락같은 오른발 슛을 터뜨렸고, 골키퍼가 손 쓸 틈도 없이 공은 골대 왼쪽으로 빨려들어갔다. 후반 47분 터진 천금의 동점골이었다.
기세가 오른 대표팀은 연장에서도 이라크를 몰아붙였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결국 승부는 '11m의 룰렛'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미 기세가 꺾인 이라크는 대표팀의 상승세에 먼저 고개를 숙이고 들어갔다. 대표팀의 1~3번 키커 김선우(울산대)-류승우-심상민(이상 중앙대)이 깔끔하게 페널티킥을 성공하는 사이 상대 두 번째 키커의 슛이 허공을 갈랐고, 세 번째 슛은 골키퍼 이창근(부산)이 몸을 날려 손으로 쳐냈다.
결국 4번 키커 우주성(중앙대)의 슛이 골 그물을 가르면서 기적같은 드라마가 완성됐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