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천북 굴 축제 개최에 곤혹

71개 식당들 국유지서 무허가 영업… 단속 형평성 놓고 불만제기

보령시 천북 굴단지 식당 업주들이 이달 말부터 3일 동안 굴 축제를 개최키로 하자 보령시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는 이 곳 굴 단지의 토지 대부분이 국유지인데다 국유지에 불법 건축물을 신축해 영업허가 없이 식당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8년 인접한 홍보지구 간척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전망이 좋은 바다가 보이는 곳에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한 불법음식점은 현재 71곳에 이르고 있다.

이들 업소 대부분은 해마다 국유지 무단 점용으로 과태료를 물어가며 겨울철이면 굴을 소재로 한 축제를 개최했다. 축제는 인근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한 해를 건너뛴 것을 제외하고는 총 열 차례가 열렸다.

주민들은 축제 때마다 시로부터 수천만원의 보조금까지 지원받았으나 올해 불법건축물에 따른 여론으로 문제가 불거지자 보령시는 축제보조금을 제외시켰다.

이는 보령시가 지난 2월 대천해수욕장 내 17곳의 무허가 음식점(조개구이집)은 철거하고 이곳의 무허가 식당은 단속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대천해수욕장 무허가 식당 업주들이 '직무유기'를 거론하며 보령시장을 성토했고, 급기야 시는 이 곳 무허가 식당에 영업을 하지 말도록 지도에 나서면서 모두 문을 닫는 듯 했다.

그러나 업주들은 초겨울 들어 찬바람이 불면서 굴 요리를 찾는 손님들이 늘자 하나 둘씩 문을 열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축제까지 열겠다고 나서면서 시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대천해수욕장에서 조개구이집을 하다 철거한 한 업주는 “대천해수욕장 내 불법 포장마차는 행정대집행까지 하면서 모두 철거하고 이 곳 업주들의 축제는 묵인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한 행정”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박인 천북굴축제추진위원장은 “업주들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무작정 못하게 막으면 어떡하느냐?”며 축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령시 한 관계자는 “굴 축제는 이 지역 주민들의 큰 소득원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불법을 보고 뒷짐만 질 수도 없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보령시는 정상 방법을 찾고자 굴단지 운영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위해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보령=오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