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지식경제부 주도로 대형유통업체 수장들과 중소상인 대표자들이 참석한 제1회 유통산업발전협의회가 개최됐지만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대형유통업체와 중소상인간 상생 발전을 위한 첫 단추를 뀄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겠지만 합의된 내용이 당초 예상대로 미흡한 수준에 그치고,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후보자마다 표심을 얻기 위해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이어서 정치권 눈치보기 내지는 물타기 아니냐는 비난도 받고 있다.
또 지경부가 내년 1월까지만 협의회를 주도하고 2월 이후 민간(대형유통업체와 중소상인)으로 넘길 경우 민감한 세부기준 논의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크게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합의된 주요 내용은 인구 수를 고려한 중소도시의 신규 출점 자제, 다음달 16일 이후부터 매월 평일 2회 자율휴무, 쇼핑센터 등에 입점해 실질적으로 대형마트로 운영되는 점포의 자율휴무 동참 등이다.
하지만 전통시장 등 중소상인들은 “이번 회의에 대해 애초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이날 합의된 결과물 역시 실질적인 내용보다는 포장만 그럴 듯하게 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합의된 내용이 한시적이고 한정됐기 때문이다.
실제 인구 30만명 미만과 인구 10만명 미만 도시에서의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신규 출점 자제는 2015년까지 한시적으로 못박았다.
여기에서 서울과 대전 등 7개 특별시ㆍ광역시는 제외됐다.
이미 토지매입 등 기존에 투자가 이뤄진 출점 준비에 대해서도 주변 상권과 협의는 하지만 예외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중소상인 한 관계자는 “특ㆍ광역시가 제외된 인구 10만명 미만 중소도시의 SSM 신규 출점 자제는 사업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추가 사업을 펼치기에 부담이 될 것이고, 인구 30만명 미만 도시의 대형마트 신규 출점 자제는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며 “2015년 이후에는 시장 변동 상황에 따라 또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평일이 아닌 주말 2, 4주 의무휴업이 원칙적으로 고수될 필요성이 있다”며 “향후 추가 논의과정에서는 좀 더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방안이 도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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