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16일 마무리된다. 당초 기대와는 달리 의원들의 부실한 감사준비와 수감기관의 불성실한 답변이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12월 치러지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이합집산등 혼란스런 정국에 파묻혀 제대로된 감사와 대안제시 없이 수박겉핥기에 그쳤다는 평가다.
대전시의회는 지난 6일부터 대전시 본청 및 산하기관, 대전시 교육청 등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펼쳤으며 주말을 보내고 19일 부터는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이번 행정감사는 일부 의원들의 송곳 질문으로 수감기관을 진땀빼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깊이가 부족한 질문에 불성실하고 원론적인 책임회피성 답변으로 밀도있는 감사활동이 이뤄지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9일 밖에 되지 않는 감사기간이 매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지만, 이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민단체인 시민네트워크에서 모니터링을 실시했고, 사전에 주요 28개 의제를 선정해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대안이 모색돼야할 행정감사 가이드 라인도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당초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그 어느때 보다 기대감이 높았다. 시장이나 교육감의 임기가 중반을 넘어서 후반기에 접어들어 어느정도 공과를 평가할 수 있는 시점이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6대 의회 후반기 임기가 새롭게 시작된 뒤 처음으로 열리게 되면서, 의원들의 의욕이 높았다는 점이 수감기관을 긴장시키는 등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대선정국속에 정치권이 혼돈을 겪고 있고, 특히 이 지역에서는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선언이 이뤄져 의원들이 자신의 정치적 거취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었던 점이 부실감사를 부채질 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의원들의 준비 부족은 부실감사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사전에 감사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며 밤늦게 까지 연구하고 관계자들과 논의를 거쳤던 일부 의원들의 경우 감사활동도 눈에 띄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회 관계자는 “감사 전부터 가방에 서류를 넣어, 늦은 밤까지 열심히 노력하는 의원들도 상당수 있었다”면서 “그런 의원들이 역시, 역량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감사활동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섰던 대전시민네트워크도 “부실하게 행감에 임하는 의원이 불성실한 집행부를 만든다”면서 “전반적으로 단편적인 질문이 많았고 기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시민네트워크는 또 “일부 의원들은 한시간이나 늦게 입장하거나 행감내내 딴짓을 하는 등 불량한 태도를 보였다. 피감기관의 업무내용에 대한 최소한의 파악 조차도 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고 밝힌 뒤, “의미없는 질의의 숫자만 늘리기보단 한가지 문제라도 제대로 파고드는 모습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예산낭비 사례 등을 지적해 개선을 유도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면서 “의정비를 올린만큼, 앞으로 펼쳐질 예산안 심사에서 만큼은 보다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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