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의 보조금 부정수급은 감사 때마다 지적되는 단골 메뉴다. 충남도의회의 행정감사에서 지난 3년간 도내 보육시설 182곳이 부정한 방법으로 7억8102억 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정수급이 줄기는커녕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 39곳이던 적발 시설이 작년에는 71곳으로 늘었고, 올 들어서는 9월말 현재 벌써 72곳이 적발됐다.
수법도 가지가지다. 어린이와 교사들의 숫자를 부풀리는 것은 규모의 차이일 뿐 다반사다. 있지도 않은 교사에게 월급을 준 것처럼 속이고, 해외로 나간 아이들까지 허위로 청구하다 적발됐다. 비록 일부 사례라고 하나 지원받은 나랏돈으로 보육의 질을 높일 생각은 하지 않고 뒷돈 챙기기에 바빴던 것이다. 어린이집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현실이 부끄러울 뿐이다.
보조금 부정수급이 끊이지 않는 것은 허술한 관리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증가 추세에 있는 보육시설을 한정된 인원으로 지도 단속하자니 한계가 있고, 부정사례에 대한 명확한 제보가 없으면 단속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민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철저히 감독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지원만 늘린다고 아동복지가 확대되는 것이 아니다.
비리가 드러나면 엄하게 책임을 묻는 일도 중요하다. 충남도는 부정수급한 보조금 전액을 환수했다고 밝혔다. 환수에 그칠 것이 아니라 아예 문을 닫게 해야 한다. 두 번 적발된 어린이집에 대해 폐지명령이 내려졌지만, 두 번이 아니라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야 한다. 또 비리가 확인되면 다른 곳에서도 어린이집을 열지 못하게 운영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
복지 확대로 어린이집이 늘고 복지 지원이 늘고 있는 시점이기에 더욱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부정수급자 명단 공개 등 강력 대책도 검토해야 한다. 썩은 사과를 솎아내야 건강한 사과가 제대로 자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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