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 반응은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자체가 전액 또는 분담해야 한다는 데 대해 이번 역시 '불가 고수' 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다. 지역 여론의 향배도 국가사업 직접비용의 지자체 부담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쪽으로 굳어져 있다. 국책사업을 둘러싼 분담율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새누리당 측은 “대전시가 부지매입비를 부담할 수 없다면 정부가 나서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피력”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한다. 또한 여기에 대한 반박을 정치 공세로 일축하고 있다. 반면에 민주통합당과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대전시 부담 내지 분담을 전제로 한 발언에 무게를 싣고 있어 파장이 수그러들지 않는 것이다.
정치권은 현재의 논란이 정치 공세인지 여부를 떠나 지금까지의 지역 여론을 겸허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과학벨트 예산 삭감, 특히 포항 가속기 예산과 과학벨트 중이온가속기 예산을 비교해 푸대접론이 거론됐다. 또한 사업 주체인 정부가 지자체에 비용을 요구하는 방식에 부정적이었다. 분담 사례도, 그럴 여력도 없다는 입장에 동조하고 있었다.
실제로 '능력껏 부담' 발언이 잘못 해석된 것이라면 정부 입장을 반영한 발언이 아님을 분명히 선 긋고 논란의 불씨를 끌 필요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입장이 평행성을 달리는 상황에서 본의와 상관없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김황식 국무총리의 지난 1일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뒤다.
대선 후보 간 부지매입비 부담에 대한 입장 차이는 존재할 수 있다. 다만 진의가 왜곡됐다면 책임 있는 해명을 해야 할 것이다. 지역 여론은 부지매입비 전액 또는 일부 전가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가지정사업인 과학벨트 부지매입비를 지자체에 떠넘긴다는 의심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상 추진 의지를 의심받는 것처럼 해석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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