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상복구 이행기간 1일을 남겨둔 14일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 소재 소나무 군락지가 훼손된 채 방치된 모습. |
이날 실제 현장을 가본 결과,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지 내 40여그루가 벌목된 채 흙더미에 묻히거나 산 속에 방치됐다. 한 사람이 지나다닐 만한 길도 대형 트럭과 포클레인이 다닐 만한 길로 확장된 상태였고, 훼손범위가 50여m에 달했다.
훼손된 길의 끝자락에 위치한 토지를 매입한 A씨가 자신의 사업을 위해 관계 당국의 눈을 피해 공사를 벌인 결과로 확인됐다.
중광사의 한 스님은 “지난 9월께 좁은 도로로 포클레인과 트럭이 수시로 왔다갔다해서 처음엔 묘지 보수공사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2~3일도 아니고 왕래가 빈번해 이상하게 여겨 현장을 가보니 쑥대밭이 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 행위가 명백함에 따라 세종시와 세종경찰서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 접수했다.
이미 돌이킬 수없을 정도로 훼손된 상태에서 원상 복구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홍수 등 제2차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시와 금남면 역시 현장 조사를 수차례 나온 끝에 불법 사실을 확인하고 대책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A씨에 대한 고발장을 경찰에 접수하는 한편, 15일까지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현재 A씨는 검찰에 기소돼 불법 공사 동기 등을 추궁받고 있다. 하지만 원상복구 이행기간을 하루 앞둔 이날 현장이 단시일 내 복구될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관할 구역에 대한 수시 단속을 벌였다면 수십년 보존된 소나무 군락지가 무참히 훼손되는 일을 막을 수있었다.
관계 당국의 관리 부재와 신속 대응 부재가 이 같은 상황을 자초한 셈이 됐다. 나무 40여 그루를 2.5m 간격으로 다시 심는다지만, 높이 70㎝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어 사실상 원형 복구까지 수년을 기다려야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15일까지 원상복구가 안될 시 강제 이행금 부과 등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한겨울이 오기 전에 원상복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워낙 깊은 산 속에서 진행된 터라 관리에 어려움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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