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치열했던 가수 생활을 시작한지 10년, 사랑하는 아버지를 여의었지만 그 빈자리를 채워 줄 평생의 든든한 배필도 만났다. 음반활동, 뮤직비디오 촬영, 결혼 준비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너무 피곤하다며 스스럼없이 하품을 하더니 “피곤하지만 사람들이 저를 찾아주는 게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배시시 웃어보였다.
'12월 32일', '안부', '눈물샘'…. 2000년대를 풍미했던 감미로운 발라드송으로 발라드의 여제로 떠올랐던 별이지만 한 때 가수를 그만두고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마음고생에 시달렸던 때가 있었다. 소속사 이적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들로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마이크를 잡기 어려웠다.
10여 년 동안 연예계 생활을 했지만 누워있는 아버지(별의 아버지는 2003년 의료사고로 10년 동안 투병 끝에 최근 별세했다)와 가족들을 생각하면 나 홀로 여행조차 쉽게 떠나지 못한 게 현실이었다.
“답답했어요. 20대가 떠나가는데…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고 가수를 그만하고 싶었죠. 그러던 차에 큰 맘먹고 여행을 떠나기로 했어요. 20대를 떠나보내며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가진 돈을 탈탈 털어 미국을 다녀왔죠. 조금 더 씩씩하게 20대를 보내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30대를 맞아보자고.”
마법같은 일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스스로에게 '힐링'을 안긴 여행을 다녀오고 얼마 안돼 동료였던 하하에게 연락이 왔다.
그때까지 하하는 별에게 '연예계 동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그야말로 사석에서 밥 한번, 술 한 번 마셔본 적 없는 '아는 오빠' 수준이었는데,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고 어느새 그가 마음에 들어와 버렸다. 첫 눈에 '이사람이다'라는 확신이 든 것은 아니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 어느 순간 자신의 옆자리를 차지한 그를 발견하게 됐다고.
별에게 있어 하하는 이제 연인이 아닌 가족이다. 그는 “아버지의 장례식 때 더 이상 혼자가 아님을 느꼈다”며 하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연인을 만난 뒤 모든 게 술술 풀렸다. 소속사 역시 현재 하하가 몸을 담고 있는 콴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계약서 한 장 안 썼지만 가족같은 느낌의 회사인데다 '귀여워'와 '나빠'가 연이어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사내연애'에 대한 부담도 덜게 됐다.
10㎝ 권정렬이 피처링한 '귀여워'는 별이 직접 작사했다. 곧 결혼을 앞둔 새신부의 수줍음과 설렘을 담은만큼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가사와 리듬이 인상적이다. 별은 “지금 내 마음에 귀여운 사람은 한 명이니까요”라고 수줍게 미소지었다.
곧 다가올 결혼준비와 앨범 활동 때문에 드레스조차 제대로 고르지 못했지만 지금의 관심이 부담스러우면서도 싫지만은 않단다. 다만 욕심이 있다면 식을 올린 뒤 팬들을 위해 작은 콘서트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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