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요구는 차기 정권에서 수도권 개발규제를 풀지 말라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개발규제 정책 기조 유지를 담은 공약과 획기적인 마스터플랜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더구나 중앙정부가 개발규제를 완화하고 지방에서 방어적 차원에서 대응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정책의 합리적 개선이라는 명목은 기반이 취약한 지방에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돌아온다. 이러한 규제완화 카드는 수도권의 부가 축적되면 지방으로 흘러간다는 어처구니없는 강자의 논리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투자가 금지되던 첨단산업들이 줄줄이 허용되는 등 수많은 개발규제 빗장이 풀렸다.
더이상은 수도권 과밀화를 막는 기존 정책이 후퇴해서는 안 된다. 수질오염방지 관련 규제 완화,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 공장 증설 허용에 이어 최근 잇따라 발의된 법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셈이다. 이는 수도권 기업 유치에 공들이는 지방의 노력을 한순간 무위로 돌리는 일과 같다. 충청권에 미칠 영향은 더 부정적이다.
지금까지 수도권은 수도권 정비계획법에 대한 위헌 여부를 가리는 권한쟁의심판청구 등을 통해 부단히 규제완화의 빌미를 찾아왔다. 그러고도 수도권정비계획법의 후퇴, 비수도권 고사를 의미하는 각종 법령 개정을 추진하는 중이다. 과밀화를 부를 정비발전지구 신설은 물론 수도권 내 공업지역의 면적을 증가시킬 수 있는 법들이다. 마지막 보호장치인 수도권 규제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제완화의 진실을 누구보다 대선 후보들은 똑바로 봐야 한다. 산업기반 붕괴와 발전 후퇴를 걱정하는 지방의 반발의 본질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이대로 밀리면 3년 전처럼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를 들고 나올 개연성이 크다는 게 또한 지방의 우려다. 그 장치로 내놓은 것이 이 문제의 공약화 유도다. 이제 대선 후보들이 비수도권 지역균형발전협의체가 대변하는 지방의 정당한 요구에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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