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의회와 대덕구 일부 주민 및 자생단체 사이에 갈등이 심각한 가운데 12일 송촌동 동춘당 공원 주변에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이번 현수막 시위는 일부 구의원이 주민을 검찰에 고발한데서 비롯됐지만, 이보다 지난 5월 대덕구의회 사태에 대한 의회와 자생단체 사이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송촌동과 중리동 등 대덕구 일원에 지난 6일부터 붉은 글씨의 현수막이 길거리에 내걸리기 시작해 현재는 70여장 붙여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나붙은 현수막에는 '뽑아준 주민들을 고소하는 구의원들이 대덕구에 있다', '배은망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14개 대덕구 자생단체협의회가 현수막 게첨에 동참하고 있으며, 고발 철회를 촉구하는 주민 서명운동도 함께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24일 대덕구 일부 주민들은 구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다 구의원 6명으로부터 주민 6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당했다.
이후 구의원 3명은 고소를 취하했으나 최근까지 피고소인 자격으로 주민 10명이 조사받았다.
대덕구의회 사태는 발생한 지 6개월 지났지만, 자생단체와 구의회가 당시 일을 전혀 다르게 해석하고 있으며 갈등의 골만 깊게 파이고 있는 상황이다.
고소에 참여한 구의원들은 당시 본회의장 앞에 자리를 깔고 본회의 개원을 막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더욱이 이 과정에 집행부가 관여했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자생단체측은 소식지와 주민편익사업비 삭감에 대한 반대의견을 전하기 위한 단순한 주민 방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구의원들이 집중 제기한 집행부 연루 의혹은 경찰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덕구의회 한 의원은 “지난 5월 일은 본회의 개원을 막은 점거였다고 보고 있다”며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의미의 고소였으나, 이제 취하해야 한다는 내부적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현수막이 내걸려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대덕구 자생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주민들이 의회에 항의 차원의 단순한 방문이었다”며 “의원들이 주민 고소를 취하해줄 것을 꾸준히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임병안·강우성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