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형마트와 힘겨운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통시장 상인들이 2·3중고를 겪고 있다. 경기불황에 따라 물가는 계속 치솟아 고객들이 지갑을 닫는데다가 궂은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12일 전통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최근 주말마다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고객들의 소비 경향이 바뀐데다가 주차나 쇼핑 편리성 측면에서 유리한 대형마트로 몰리면서 대조를 보이는 실정이다.
더욱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이 중단되면서 매출은 예전보다 더 추락하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11일 오전 대형마트마다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인근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백화점 역시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극장가는 물론 쇼핑객 또한 증가했다.
경기침체 지속에 따라 매출 신장률이 더뎠지만 수능 이후의 반짝 특수를 누린 것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에는 추운 날씨 만큼이나 을씨년스런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고객들의 발길을 찾기 어려웠고, 마수걸이를 하지 못한 상인들의 마음은 더욱 움츠러들었다.
전통시장 상인 A씨는 “아무래도 날씨가 추워지면 고객들이 더 뜸해진다”며 “대형마트는 여러 측면에서 편리성이 있어 몰리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일부 품목별 가격 측면에서 전통시장이 저렴하다고 하더라도 요즘 30~40대 주요 고객들은 편리성을 따지는 만큼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30대 주부 B씨도 “주말에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장을 보려면 대형마트가 편리하고, 전통시장은 아무래도 불편한 점이 있다”며 “상생과 균형발전 등을 생각하면 전통시장이 우선이지만 현실은 마음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뿐 아니라 자영업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기는 마찬가지다.
대선을 앞두고 경기가 오히려 움츠러들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매출 올리기도 벅찬 형편이다.
예전 같으면 선거 분위기가 달아올라 반짝 상승이 기대됐지만 최근에는 선거법이 강력하게 적용되면서 이마저도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C씨는 “요즘에는 단체 모임조차도 크게 줄었다”며 “통상 대선을 앞두고 이맘때 쯤이면 각종 단체 모임이 잦았었는데 올해는 신통치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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