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에 빠질뻔한 사건...신고자가 범인이었어?

동부署 7개월만에 검거 동구 판암동 아파트 살인, 범인은 신고한 50대 남성

<속보>=지난 4월 대전 동구 판암동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피의자가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7개월만에 붙잡혔다.

경찰은 혈흔 형태분석, 현장 CCTV, DNA 분석 등 장기간 수사를 펼친 끝에 검거 성과를 올렸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12일 동구 판암동 아파트 살인사건 피의자 이모(51)씨를 지난 8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4월 4일 오전 1시 30분께 동구 판암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김모(58)씨를 둔기로 수십차례에 걸쳐 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다.

사건 당시 김씨는 현장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며 숨진 채 발견됐고, 또 다른 김모(53)씨는 얼굴을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건은 함께 고스톱을 쳤던 이씨가 경찰에 신고하며 접수됐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또 다른 김씨는 이후 간경화로 사망하며 사건이 미궁에 빠지는 듯했다.

사건 현장에는 숨진 김씨, 이후 사망한 또 다른 김씨, 이씨 등 3명이 머무른 흔적밖에 없었다. 이같이 사건현장에 있던 3명 가운데 2명이 숨지고 신고자였던 1명은 범죄혐의를 강하게 부인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경찰에 “전날부터 3~5명이 함께 술을 마시며 고스톱을 쳤다. 자리를 비우고 다시 집으로 들어와 보니 김씨 등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의 진술이 횡설수설하고 외부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살인 혐의를 계속해서 부인했다. 경찰은 CCTV를 확인해 범행시간 전후에 이씨가 아파트를 출입한 흔적, 혈흔형태 분석으로 핏자국 방향 등을 분석해 이씨의 혐의를 입증했다.

강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