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림]'한미연합사 해체' 국가생존 문제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선림]'한미연합사 해체' 국가생존 문제

[중도마당]김선림 대전·충남재향군인회장

  • 승인 2012-11-12 14:13
  • 신문게재 2012-11-13 20면
  • 김선림 대전·충남재향군인회장김선림 대전·충남재향군인회장
▲ 김선림 대전·충남재향군인회장
▲ 김선림 대전·충남재향군인회장
지난 7일은 한미연합사 창설 34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군과 미군이 연합작전을 하기 위해 1978년에 창설됐다. 양국군이 50대 50으로 편성되고 유럽의 나토(군사위원회)를 참고해 세계가 부러워하는 기구다. 그런데 우리의 잘못으로 2015년 12월 1일에 '전작권 전환'과 함께 해체되게 됐다. 한국의 요구로 한미 국방장관회담(2007년 2월 23일)에서 양국이 합의한 것이다. 최초 해체일자(2012년 4월 17일)가 2010년 한미정상회담에서 2015년으로 연기됐다.

한미연합사의 임무는 평시에 전쟁을 억제하고, 만약 억제가 실패할 경우 북한군을 최단 기간에 궤멸시켜 한국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미연합사 작전계획 5027'을 만들었고, 작계 상에 미국은 대규모 증원전력을 약속하고 있다. 병력 69만여명, 함정 160여척, 항공기 2000여 대로 미국군의 50%이고 한국군 전투력의 약 9배에 해당한다. 위기조성 단계부터 한국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이런 대규모 미군전력이 필요한 것은 서울이 휴전선에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군사용어상 서울은 한국의 중심(重心:Center of Gravity)으로 피탈될 경우 국가생존이 어렵다. 이것도 모자라 미국은 2사단을 인계철선(Trip Wire)으로 서울 북방에 남겨두고 있다. 북한군이 남침 시 자동 참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혹자는 한국전 재발시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자동 참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방위조약에는 무력공격이 있을 경우 '서로 협의하고, 각자의 헌법상 수속에 따라 행동한다'로 되어 있다.

한국은 9·11테러로 미국이 아프간,이라크 전쟁을 개시할 때 즉각 돕지 않았다. 상당기간이 지난 후 비전투병 지원만 했다. 이같이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미국은 한국 유사시 자동 참전할 근거가 부족하다. 그래서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은 “전작권 전환 후에도 사실상 한미연합사 체제를 유지하되 사령관을 한국군으로 하는 방안이 어떠냐”고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지난 6월 14일 우리 언론에 보도됐다. 그리고 전 한미연합사령관과 부사령관들도 해체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재향군인회는 이를 알고 2006년 9월 '한미연합사 해체반대 1000만 명 서명운동본부'를 만들어 서명에 돌입했다. 2010년 5월말 우리국민 1000만 명 서명달성으로 한미연합사 해체문제가 2010년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되고 해체일자가 연기된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나 해체가 백지화돼야 한다. 이유는 해체이후에는 설사 미군이 즉각적으로 와도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연합작전을 하는 기구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국방부는 한미 작전협조기구를 만들겠다는 방안이나 현실적이지 않다. 그리고 이는 전쟁의 원칙(지휘통일)과 전쟁사의 교훈에 반하는 일이다. 6·25전쟁 시에도 한국군과 미군 등은 유엔군사령부란 연합사 조직으로, 북한군과 중공군은 중·조연합군사령부를 만들어 서로 싸웠다.

국방부는 이런 위험성을 최근 들어 아는 듯하다.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한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연합사 해체 후 한미 양국군이 이원화된 지휘체제를 갖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한미연합사의 오랜 지휘 노하우를 활용한 새로운 연합지휘조직을 한국 합참 안에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문제가 없다고 주장만 해오던 국방부가 지금이라도 그 심각성을 깨달은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성과가 입증된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미니연합사'를 새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북한과 대치상황이 지속되는 한 국가생존을 위해 한미연합사는 존속돼야 한다. 아울러 차기정부의 가장 화급한 안보과제도 바로 이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