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인석 수필가 |
김영삼 정부 말기에 몰고 온 IMF위기가 증거한다. 1998년 2월 25일 김대중 대통령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취임연설을 하면서 “잘못은 지도층이 저질러놓고, 고통은 죄 없는 국민이 당하는 것을 생각하면 한없는 아픔과 울분을 금할 수 없다”고 소리쳤다. 기대에 들뜬 국민들은 어린 얘기들의 돌 반지까지 빼다 '금모으기'에 바치며 희망에 찬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희망은 절망을 불렀다. 우측 깜빡이 켜고 좌측으로 달리는 좌파통치의 시발점이 될 줄은 몰랐다. 역사관 국가관 교육관 등 모든 가치관의 잣대가 좌편향으로 돌아갔다. '햇볕정책', '통일정책'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민주국가의 정체성을 음흉하게 희석시키기 시작했다. 교사, 공무원들까지 노동자를 자처하고 나서 주먹으로 하늘을 치며 붉은 깃발 흔들어대는 투쟁사회가 확산되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물론 모든 투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급속성장과정에서 통념화되거나 묵인된 구조적 불공정 모순도 있었다. 그러나 투쟁의 초점이 민주국가의 정체성범주를 뛰어넘어 좌경화로 달렸던 것들이 문제였다.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사는 허구적 수사뿐이었다. 뒤를 이은 노무현 정권의 통치색깔은 '코드통치'로 더욱 좌파조직이 구체화되고 확산됐다. 사방에서 '민주'는 떠들어도 '좌경'뿐이었다. 입법 사법 행정 3부 산하 국공립기관단체부터 정부투자기관, 민간기업 영세근로사업장에 이르기까지 좌경의식이 뿌리내리지 않은 곳이 없다.
잘못된 과거사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으로 통치 권력을 승계시켜 주었건만 희망은 절망뿐이었다. 정치통치 권력들이 부정부패로 타락했다. 30대여성 가짜박사까지 청와대권력을 등에 업고 부정비리 춤판을 벌였고, 심지어는 국가기강의 이정표가 돼야할 어느 여자국무총리는 비리추태에 연루돼 최근까지도 사법기관 문턱을 넘나들었다. 결국 민심은 돌아섰고, 백년집권을 소리치던 '열린 우리당'이 당대에 무너졌다. 판단력 명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쩌지 못한 채 부정비리의 무거운 짐을 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죄 무죄를 떠나, 정치통치가 국민들의 믿음을 배반한 자책이었다.
18대 대통령선거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또다시 좌파추종세력들이 온갖 감언이설로 통치권력 회복을 위해 유권자들을 선동하고 있다. 6·25남침전쟁으로 황폐화된 폐허의 땅에서도 우리는 세계상위권 경제 강국반열에 올랐다. '하면 된다'는 희망하나 때문에 피와 땀으로 쌓아올린 금자탑이다. 북한의 세습독재를 찬양 동조하는 좌파집단들에게 빼앗길 수 없는 보람의 금자탑이다. 좌경세력들로부터 '보수골통'으로 천대받아온 민주국민들이 이젠 정신 차려야한다. 이번 대통령선거야말로 우파 대 좌파대결이다. 민주국가의 존망(存亡)이 기로에 섰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이 냉엄하게 깨닫고 엄중하게 심판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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