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획야생동물확인표시(태그) 판매 때문에 말썽인데 환경부와 환경부위탁기관인 환경보존협회 홈페이지가 온통 비난의 글로 도배되고 있다.
그동안 포획한 야생동물을 신고하는 경우가 포획허가량의 5%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낮아 서식밀도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 불법포획을 줄여 이를 개선하자는 정책 취지지만 수렵인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야생동물 포획하려면 돈 내라=태그제 시행은 한 마디로 앞으로 야생동물을 포획하려면 돈을 내라는 것이다.
이 제도의 시행에 따라 수렵인들은 앞으로 수렵장에서 야생동물을 포획하기 위해서는 입장권 구매와 함께 포획하고자 하는 야생동물의 종류와 수량에 따라 태그를 미리 구입해야한다.
입장권은 전국 35개 수렵장을 이용할 수 있는 단일 입장권(35만원)과 하나의 수렵장만을 출입할 수 있는 개별 입장권(15만원) 두 가지다.
태그 구입가격은 멧돼지 한 마리당 10만원, 고라니 2만원, 꿩 3000원, 멧비둘기와 까마귀류 2000원, 청설모ㆍ 까치, 참새는 1000원씩이다.
따라서 전국 단일 이용권을 구입해 멧돼지 3마리를 포획하려면 65만원의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수렵인들의 반발, 무엇이 문제인가=수렵인 김정규씨는 올해 태그제 시행에 반발해 수렵을 접었다.
김씨는 “야생동물 전체가 환경부가 주인인양 잡으려면 돈을 내고 잡으라고 한다.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태그제만 하더라도 수렵이 시작됨과 동시에 태그는 반환되지 않는다. 도둑놈 심보다”라고 환경부의 수렵정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수렵인들 사이에서도 태그제 도입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하지만 수렵 기간 중에 사용하지 않은 태그는 환불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제도취지에 맞다는 중론이다.
또 따른 수렵인 이도현씨는 “수렵인이 포획신고를 하지 않아 개체 수 파악이 어려워 태그제로 바꿨다고 하는데 그럼 수렵하고 남은 태그는 환불해 줘야 정확한 파악이 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하며 “소가 웃을 일이다. 태그 장사라는 것을 모르는 수렵인들이 없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환경보존협회의 허술한 사이트 운영관리도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수렵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태그제 수입감소 지자체도 고민=그동안 수렵장 개설로 짭짤한 세외수입을 올렸던 지자체도 태그제 시행이 고민이다. 오히려 기존의 수렵장 운영방식 보다도 수익이 떨어지는데다 업무만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산군의 경우를 예를 들면 2006년 수렵장 개설당시 1000여명에게 30만원의 입장권을 판매해 3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수렵장 개설에 따른 수입은 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된다. 수용인원을 최대 1296명으로 30% 정도 늘려 잡았지만 입장권과 태그 판매를 모두 합쳐도 예상수입은 1억8500만원에 불과하다. 이 또한 판매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청설모와 까치 등 조류의 태그 수량을 모두 판매했을 경우다. 여기에 수렵업무가 환경보존협회로 이원화 되다 보니 태그판매 수량조차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업무관리에 혼선을 빚고 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주요 포획 대상인 멧돼지와 고라니의 서식밀도 조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산=송오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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