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영 건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
어느날 갑자기 뇌 혈관벽의 한부분이 약해지면서 터지는 이 질병은 대부분이 병원 도착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뇌동맥류에 대해 건양대병원 신경외과 이철영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뇌동맥류는=뇌동맥류는 유전 질환은 아니지만 가족력과 연관이 있을 수 있는데, 가족 중에 2명 이상의 발병자가 있는 경우에는 나머지 가족들도 미리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 질환은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약한 혈관 부위에 혈류가 계속적으로 부딪혀서 혈관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는데 50~60대에 가장 많이 발견되며, 최근에는 40대에도 파열의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파열성 뇌동맥류는 연간 10만 명당 10~20명 정도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리 드문 질환은 아니다. 일단 뇌동맥류가 처음 파열되면 발병자의 상당수에서 병원에 도착 전에 사망하거나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처할 수 있을 만큼 위험한 병이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치료도중 사망하거나 구명하더라도 중증의 장애를 남길 수 있는 매우 무서운 질환이다.
이런 위험한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에는 전혀 증상을 느낄 수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다. 다만 최근 진단영상기법의 발달로 인해 3차원 CT혈관촬영이나 MRI촬영으로 파열되기 전의 뇌동맥류를 발견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경우는 차후 생길 수 있는 파열에 의한 재앙을 막는 차원에서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발병원인은=뇌동맥류의 발생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대부분의 뇌동맥류가 뇌내 동맥의 갈라진 부위에 생기는데 이 부분의 혈관벽이 구조적으로 약한 부위가 되어 여기에 정상적인 혈류가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여 동맥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동맥류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가장 잘 알려진 위험인자로는 고혈압과 흡연이다.
이렇게 혈관 벽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는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아 전혀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순간 이것이 파열되어 소위 뇌지주막하출혈을 일으키게 된다.
뇌동맥류의 병력 상 약 20%가 심한 출혈이 발생하기 전 기분나쁜 정도의 경고 두통을 경험한다. 이는 동맥류로부터 지주막하강으로의 미세한 출혈, 동맥류 벽 내로의 출혈, 동맥류의 갑작스러운 팽창 및 허혈 등에 그 원인이 있다. 동맥류는 기온이 찬 겨울이나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는 환절기에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소변을 볼때, 무거운 것을 들거나 몸을 굽힐 때, 성관계시, 흥분 등과 같이 순간적으로 혈압을 올리는 행위를 할때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뇌동맥류 파열의 전형적인 증상은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과 구토다. 발병자가 무슨 일을 하다가, 또 어느 시점에서 두통이 생겼는지 기억할 수 없을 만큼 갑작스런 두통을 호소하게 되며, 두통의 양상도 일생에 한번 경험해보지 못한 심한 증상을 호소한다.
갑작스런 극심한 두통과 구토가 동반된 증상을 호소한다면 우선 뇌동맥류 파열을 의심할 수 있는 것이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뇌동맥류가 파열되어 뇌출혈이 일어나면 자연적으로 지혈이 되더라도 재출혈이 발생하고 더욱 심각한 상황이 초래되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을 통해 뇌동맥류를 제거해야 한다. 또한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뇌동맥류 수술은 신경외과 영역의 수술 중 가장 중요한 수술 중 하나로 통한다.
뇌동맥류 수술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하는데, 직접 머리를 열고 수술하여 뇌동맥류를 확인하고 뇌동맥류와 뇌혈관이 붙어있는 뇌동맥루의 경부를 집게모양으로 생긴 클립으로 집어 막는 방법(뇌동맥류 경부결찰술)과, 혈관내 수술방법으로 직접 머리를 열지 않고 혈관촬영을 하듯이 뇌혈관에 관(카테터)을 넣고 혈관촬영을 하면서 실시하는 것으로 뇌동맥류 속에 미세 도관을 위치시키고 미세도관을 통해 가느다란 백금코일을 밀어넣어 뇌동맥류 안쪽에서 서서히 코일을 채워 막는 방법(뇌동맥류 코일색전술)이다.
환자의 상태나 뇌동맥류의 크기, 모양, 위치에 따라서 치료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뇌졸중의 경우는 대부분 의식장애나 다른 신경장애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본인이나 주위사람들이 병의 심각성을 쉽게 인식하므로 병원을 비교적 빨리 찾는 편이지만, 뇌동맥류 파열의 경우에는 단순한 두통증상 이라고 여겨 약국에서 진통제만 복용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건양대 이철영 교수는 “요즘에는 진단기술과 수술기술의 발달로 만약 뇌동맥류를 조기 발견하여 수술할 수 있다면 90% 이상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며 “요즘처럼 기온이 갑자기 낮아질 때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뇌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뇌동맥류 진단 및 뇌지주막하 출혈의 예방을 위해 뇌혈관검사 및 뇌MRI같은 정밀검사를 적극 시행해 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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