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세종시 및 국무총리실 세종시 지원단에 따르면 총리실은 최근 부진에 빠진 행복아파트(영구임대주택) 청약률을 감안, 향후 2년간 한시적으로 중앙 공무원 수요로 대체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와 '영구임대주택 입주자 선정기준'을 놓고, 유권해석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이전을 완료하는 중앙 행정기관 종사자 4000여명 중 1000여명 이상이 세종시에 내 집 마련을 못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출퇴근을 선택한 적잖은 공무원들도 1일 왕복 4시간에 달하는 피로감을 장기간 감내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주택수요는 이보다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행복아파트 잔여세대가 이 같은 수요를 해소할 대안 중 하나로 급부상한 셈.
실제로 3차에 걸친 입주자 모집에도 불구하고, 청약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5년 5월24일 기준 행복도시 건설 예정지역 거주자(이하 원주민), 즉 청약대상자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보상금 상한선 기준과 이미지 등을 고려한 나머지 관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 결과 현재 전체 500세대 중 134세대 계약만 끝마친 상태고, 입주세대는 지난달 22일 이후 52세대에 그치고 있다.
오는 15일 85세대에 대한 동호수 추첨이 이어져도, 281세대가 남게 된다.
지난달 말부터 8일까지 4차 모집이 끝나더라도 250세대 정도는 남을 것이란 게 시의 분석이다.
보상금액 무제한 및 1세대 2호 가능 등 진입장벽을 사실상 없앴지만, 여전히 원주민들의 호응도는 낮은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접한 예정지역 외 영세민들도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종시의 유일한 영구임대주택인 만큼, 잔여세대를 활용한다면 중앙 공무원에 앞서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에 대한 배려가 먼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시의 영구임대주택 입주 수요는 기초생활수급자 2500세대(3500명), 차상위계층 1335세대(1670명) 등 3800여세대로 분석됐다.
수정안 논란과 민간건설사의 뒤늦은 참여 등 주택공급 실패 책임이 정부에 있는데, 이제는 서민 주거지마저 빼앗아가려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중앙 공무원의 빠른 정착이 세종시의 안정적 발전에도 보탬이 될 것이고, 2년간의 한시적 사용”이라며 “4시간 출퇴근 및 가족과 생이별 등 어려운 상황을 감안, 이들이 연착륙할 때까지 따스한 시선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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