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산업단지 내 중견기업 대표 A씨는 내년부터 진행하려 했던 제조공장 증축을 연기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A씨는 “유럽발 재정위기에 국내 경제의 저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기업의 경영환경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투자를 한다는 것은 커다란 모험으로, 당초 계획했던 사업(설비투자)을 당분간 유보했다”고 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 경제의 대내ㆍ외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7일 대전상의 및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경제의 저성장시대와 원화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축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여기에 내수와 수출부진도 기업들의 투자 축소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대전지역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 기계류(기타기계류, 기계요소 등) 수입이 크게 감소해 업계의 설비투자가 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지역도 상반기 수출 전체의 45%를 차지하는 평판디스플레이와 반도체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4%, 25.1%가 감소해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악재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같은 요인들이 반영되면서 한국정책금융공사가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2.5%로 나타났다. 2010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25.7%, 2011년에는 3.7%였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0년 2분기를 정점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3.3%)에 이어 올해 2분기(-2.9%)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월별로는 올해 2월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이 일시 상승했으나, 3월부터 다시 하락세를 보였고, 6월에는 -5.6%까지 추락했다.
대전상의 관계자는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와 중국 경기둔화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심각한 내수부진까지 겹치면서, 내년 설비 투자 등 경영전략을 수립해야할 지역 기업들은 경기 전반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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