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제왕'의 정려원. |
지난 5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극 '드라마의 제왕'이 시청자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명본좌' 김명민의 안방 복귀작인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그동안 항설처럼 들려온 대한민국 드라마 제작 환경을 집중 조명한 '리얼 드라마'이기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끈다.
'드라마의 제왕'은 성공률 93.1%에 빛나는 흥행불패 마이더스 손, 드라마 외주제작사의 대표 앤서니 김(김명민 분)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은 숨 돌릴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된다. 마치 '쪽대본'을 받고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긴박한 드라마 제작 현장을 지켜보는 것과 같다.
극 중 앤서니는 협찬받은 오렌지주스 간접 광고를 위해 방송 10여 시간 전 드라마 대본을 수정하고, 영상을 편집하고, 주인공이 죽기 전에 오렌지주스를 '원샷'하는 기괴한 설정을 추가원는 등 드라마 속 협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뿐 아니라 앤서니는 드라마를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시 여기는 냉혈한의 모습을 보여줬다. 방송 시작 시간에 쫓긴 앤서니는 최종 녹화본을 퀵 서비스 기사에게 1000만 원을 제시하며 목숨을 걸게 만든다. 큰 사고로 기사는 생사에 기로에 서지만 앤서니는 이를 외면하고 테이프만 챙겨 방송국으로 향했고, 결국 제시간에 방송을 내보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죽마고우에서 언제든 뒤통수 칠 준비가 돼 있는 방송계의 이면성도 그렸다. 자신의 야망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앤서니는 결국 택배 기사 사망 사건에 연루돼 주변의 모든 사람을 잃게 된다. 제작사로부터 팽당하고, 함께 일했던 작가들로부터 외면받아 혼자가 된다. 그리고 재기를 꿈 꾼다.
또 방송사 간의 치열한 드라마 시청률 전쟁도 담았다. 드라마 '우아한 복수' 마지막 회를 앞두고 드라마 국장, 부국장, 담당 CP 등은 한데 모여 순간 시청률 변동 추이를 보며 애태운다. 그리고 타 방송국 드라마보다 방영 시간을 1분 이상 편성, 더 많은 시청자를 잡기 위해 편법을 쓰기도 한다.
이처럼 '드라마의 제왕'이 2회 동안 보여준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방송계의 그것과 비슷하다. '제살 깎아 먹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드라마의 제왕'은 한국 드라마 제작의 악습과 폐해를 적나라하고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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