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대형마트가 작년에 지역공익사업에 내놓은 금액은 홈플러스 둔산점 5억2000만원이 최대로 기록될 만큼 인색하기 짝이 없다. 홈플러스 탄방점, 롯데마트 테크노점은 아예 참여 실적이 없다. 대형마트가 지역경제와 공생하는 길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골목상권 침체, 지역 자금 역외 유출, 기대 수준 이하의 기여도 등이 비판의 대상이 된 지 오래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지방자치단체가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다. 당초 입점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기여도를 의무화하는 등 강력한 조건을 내걸었어야 했다. 결국 결자해지의 몫은 대전시다.
대형마트가 지역에서 이익만 챙기고 공헌은 하지 않는 현실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민 지갑에서 나온 돈으로 수도권 본사만 배불리는 구조적인 모순을 지켜만 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지역 경제와 공생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공생하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역 상권과 시민의 불만이 심각하다.
부산시와 대구시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부산은 대형마트의 지역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상생협력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지역상품 판매촉진, 지역인력 고용확대, 전통시장과 연계한 이벤트 협력사업 등이 포함됐다. 대구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했다. 상인 및 슈퍼연합회, 시민단체, 대형마트가 참여하는 유통상생발전협의회는 영업순이익 10% 지역 환원, 매출액의 30% 이상 지역상품 매입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낮은 지역 기여도를 지속한다면 지역 기업뿐 아니라 시민과의 상생마저 외면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시민들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대형마트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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