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은 말 그대로 '19세미만 관람불가' 성인용 콘텐츠다. 이 때문에 음란하고 외설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부정적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엔 아예 19금을 겨냥해 노래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어설프게 외설적인 19금으로 낙인찍히느니 '성인'이라는 확실한 타깃을 겨냥해 좀 더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예전엔 19금 판정을 받으면 부랴부랴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엔 아예 “19금으로 제작했다”고 당당하게 밝히는 사례도 늘고 있다.
SNL, 하극상, 피어나, 그 XX… 대놓고 19금 봇물=tvN 'SNL 코리아'(Saturday Night Live Korea)와 MBC Music '하하의 19TV 하극상'은 우리 사회에서 터부시 됐던 성(性)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내숭 없이 과감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오히려 거부감도 덜하다. 때문에 이들 프로그램 애청자임을 자청하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
KBS 2TV '사랑과 전쟁2'는 부부가 이혼에 이르게 된 과정을 현실감 있게 풀어내면서 매주 7~8%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실화를 각색한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가요계에서도 19금은 빼놓을 수 없는 흥행코드다.
지드래곤은 지난 9월 3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면서 선 공개곡 '그 XX'를 자발적으로 19금 요청했다. 자발적 19금 요청은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했고, 음원이 출시되자마자 음원사이트 1위에 올랐다.
가인 역시 '피어나' 뮤직비디오를 19금으로 제작했다. 그렇지만 지난 달 4일 유튜브에 공개된 '피어나' 뮤직비디오는 공개 한 달 만에 조회수 390만 건에 육박할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
가인은 SBS '강심장'에 출연해 “19금 판정 받는 것이 억울해 아예 26금으로 찍어보자”는 마음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19금 위한 19금 아니야”=19금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10대에 편중됐던 대중문화의 소비계층이 20~30대로 확산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잘 만들어진 19금에 대한 소비가 활발해 지면서 19금 콘텐츠에 대한 공급도 급증하게 된 것이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19금 콘텐츠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연예매체 '스핀닷컴'(spin.com)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을 이을 주목받는 K-POP 아티스트로 가인을 언급하며 이번 솔로 앨범 타이틀곡 '피어나'를 자세히 소개했다.
“19금 등급을 각오했다”는 현아의 '아이스크림' 뮤직비디오는 미국 '빌보드 닷컴'의 '이번 주의 꼭 봐야하는 뮤직비디오'로 선정됐다.
미국의 유명 온라인 매체인 '허핑턴 포스트'는 '이번 주 톱9 비디오'(Watch The Top 9 YouTube Videos Of The Week)로 '아이스크림' 뮤직비디오를 꼽기도 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무턱대고 선정성을 쫓기보단 완급조절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자는 분위기다.
KBS 2TV '사랑과 전쟁2' 관계자는 “제작진 내부에서도 무턱대고 벗겨서 시청률을 끌어 올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며 “19금을 위한 19금이 아닌 소재와 표현의 폭을 넓히기 위해 19금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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