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운석 경제부장(부국장) |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각 분야별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18대 대선의 최대 화두는 '경제민주화'다. 그런 만큼 국민들의 눈과 귀는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세 후보간 공약으로 쏠리고 있다. 세 후보의 경제민주화를 위한 공약이 아직 구체적이고 계획적이지 못해 공약을 비교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세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대략 보면 유사하거나 상반된 점이 있다. 골목상권 보호와 일감 몰아주기, 재벌총수의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에 대한 해법은 비슷하다. 반면에 순환출자 금지와 금산분리, 출자총액제한제, 지주회사 등 재벌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박 후보의 재벌개혁론은 대기업의 불공정행위 견제를 겨냥하고 있지만,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 후보 모두 힘을 앞세운 대기업의 시장질서 교란 행위에는 지금보다 강력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대기업 소유 및 지배구조 문제에 관해 박근혜 후보는 지금의 대기업 중심 경제 자체를 뒤흔드는 정책, 즉 대기업의 핵심인 지배구조와 관련 정부가 나서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후보는 소유 및 지배구조 개선을 재벌개혁의 핵심으로 두고 중소기업부를 신설해 중소기업의 육성정책을 직접 챙기는 친중소기업 정책에 근간을 두겠다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단계적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면서도 정부의 개입보다는 재벌의 자발적 변화를 유도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고용없는 성장시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문제해결에는 세 후보 모두 적극적이다.
박근혜 후보는 성장을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에, 문재인 후보는 고용의 질 개선과 공공서비스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안철수 후보는 노동시간 단축 등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두고 있다.
경제문제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도 화두가 됐다. 그럴 정도로 경제는 국민적 관심사다.
미국의 대통령 후보인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의 경제정책 역시 선거기간 내내 미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는 '정부의 시장개입 필요성'과 '친기업 정책'을 각각 경제철학으로 삼았다.
이 같이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경제문제가 대통령 선거에서 핫 이슈가 된 것을 보면, 경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반증해주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들은 정치개혁이나 재벌개혁도 중요하지만,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이 위기에 놓인 서민경제 살리기와 경제의 근간이 되는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감세(減稅)나 규제완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의 총부채 규모를 보면 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짐작케 한다.
최근 한국은행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정부와 기업·가계 부채를 합한 우리나라의 총 부채규모는 2962조원으로 3000조원을 육박하고 있다. 2007년 1966조원였던 부채가 4년여 만에 무려 996조원이 는 셈이다. 오랜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의 부도도 속출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선 후보들은 표를 의식한 이른바 선심성 복지공약 발표에 여념이 없다. 선거 때만 되면 되풀이되는 포퓰리즘 공약이 남발되고 있는 것이다.
오피니언리더들은 복지공약도 좋지만 공약 이행을 위해선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만큼 자칫 '제살 깎아 먹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이제 경제민주화 공약 실천을 위한 구체적이고 이행 가능한 세부계획을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대선후보들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공약(空約)'으로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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