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소비자연맹이 대전과 충남지역 청소년 1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10명 중 3~4명이 시험기간 중 고카페인 음료 등을 습관적으로 음용하고 있었다. 해열진통제는 6명이 찾을 정도로 많았다. 약물 오남용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42% 학생이 “안다”고 답했다. 모르거나, 해로운 줄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복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무슨 약이든 잘 쓰면 약이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된다. 청소년들의 경우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몸짱'이 될 수 있다면 부작용 여부는 가리지 않는다. 과다섭취하면 신경과민 등을 유발한다는 카페인 중독에 대한 경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붕붕주스'의 경우 카페인이 과다 함유돼 칼슘균형을 무너뜨리고 위에 염증을 일으켜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집중력을 단기간에 높여준다는 광고에 현혹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해열진통제인 모 제품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괴소문이 청소년 사이에 돌면서 그야말로 오남용 사태를 빚었다.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키 성장제'도 마찬가지다. 키가 크기는커녕 갖가지 부작용만 낳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피해주의보까지 내렸다. 이뿐이 아니다. 술과 담배 등 유해약물 경험도 저연령화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약물 오남용 실태를 보면 일상화를 넘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약물의 오남용은 청소년들의 정신과 육체의 건강, 심한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규제가 따라야 한다.
우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약물 오남용의 위험성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너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문제다. 전문가들도 우려하는 고카페인 음료는 청소년 판매를 제한하는 등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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