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시는 민간 기업의 자율성을 활용해 개발하는 도시인 점이 특징이다. 보기에 따라 이익이 있어야 투자하는 기업 생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도시라 할 수 있다. 저렴한 땅값과 지원책이 절대적 요소인 것은 이 때문이다. 분산정책의 후퇴나 수도권 규제완화 등 정책에도 민감한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전반적으로 부진한 이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한 방법론은 지난 5년의 경험만으로도 웬만큼 다 나와 있는 셈이다.
형태적으로 태안 기업도시는 해양 생태 관광자원에 스포츠·웰빙산업을 접목한 것이다. 이는 곧 기업이 주도적인 위치에 있으면서도 기존 자원과 연계해 차별화된 정체성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지역개발, 아울러 충남 서북부 지역경제를 이끌 성장엔진이 되려면 다른 산업 부문과도 기능적인 연계 또한 필요하다.
태안 기업도시는 일산 신도시와 맞먹는 크기의 대형 프로젝트인데다 관광레저형이라는 특성상 가시적인 경기회복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관광레저도시답게 환경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부남호 등을 기반으로 생태환경도시로 가꿔야 수도권과 중국의 관광레저 수요도 충족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태안 기업도시 개발사업이 제 속도를 못 낸 원인의 전부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만은 아니었다. 대규모 면적을 개발할 기업체가 선뜻 나서지 않은 것은 주로 투자 활성화를 유인할 만한 제도와 관련된 문제였다. 늦었지만 정부는 며칠 전 충남도 등의 건의가 반영된 개선책을 내놓았다. 이달 1일부터 기업도시 개발이익 재투자율을 대폭 낮춘 것이 그것이다. 개발사업의 투자 여건 개선 측면에서 실질적인 조치라고 본다.
사실 대규모 면적을 개발해야 하는 참여 기업에 있어 절실한 것은 초기 부담 완화와 투자 수익성 강화다. 충남도 와 태안군의 행정적인 지원, 정부의 세제 혜택 및 국비 지원, 기본 인프라 투자가 중요한 이유다. 골프장 조성 계획이 관광레저형 사업의 '물길'을 새롭게 트고, 이를 기점으로 기업투자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이뤄내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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