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의 공립유치원 신·증설 요구에 사립유치원들이 제동을 걸면서 자칫 국비까지 반환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2013년에 현재 운영 중인 공립유치원에 34개 학급을 증설할 계획이다. 수천여명이 대기할 정도로 공립유치원 입소를 희망하는 학부모와 유아가 많지만, 이들을 수용할 공립유치원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 4월 기준으로, 대전에는 모두 89곳의 공립유치원이 있다. 모두 151개 학급에 3311명의 원아가 다니고 있다. 수용률이 0.14%에 불과하다.
반면 사립유치원 161곳, 926학급에는 1만9868명이 다니고 있다.
사립유치원의 반대에도, 대전교육청이 공립유치원 신·증설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대전교육청은 공립유치원 34개 학급 증설에 필요한 예산(학급당 2000만원) 6억8000만원을 요청했다.
당초 교과부는 최대 학급당 5300만원까지 지원할 방침이었지만, 대전교육청은 자체 검토 결과, 학급증설 시설개조비는 20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요청했다.
문제는 대전시의회 의결 여부다.
교과부의 이 예산은 보통교부금으로, 시의회에서 의결하는 만큼 지급하게 된다. 다시 말해, 시의회가 34개 학급 증설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교육청 원안대로 의결한다면 6억8000만원의 예산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회 심의 과정에서 학급 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지원받는 예산도 삭감된다.
하지만, 사립유치원들의 반발이 거세 시의회 의결과정에서 난항도 예상된다.
사립유치원 측은 공립유치원 신규 교사 채용 규모를 감안한 수준의 학급 증설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인 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이 사안에 대해 오는 22일 심의할 예정이다.
A 의원은 “교육비 등 여러 문제를 봐도 공립유치원 증설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많다. 사립유치원의 의견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동료 의원들과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의견 대립이 있겠지만, 공립유치원 확대는 거스를 수 없다”며 “공교육의 혜택을 받아야 하는 원아들과 학부모들을 위해서라도 학급 증설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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