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 직장인에게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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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론 직장인에게는 '그림의 떡'

다중채무ㆍ저신용자 기피… 내부규정까지 변경하며 대출 꺼려

  • 승인 2012-11-04 16:15
  • 신문게재 2012-11-05 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제도가 취급은행들의 지나친 보신주의로 본래의 취지를 잃고 있다.

지역의 일부 신협과 새마을금고가 신용등급이 낮은 직장인 등에게'햇살론' 대출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햇살론은 정부보증으로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인 6~10등급자 또는 연소득 2600만원 이하인 저소득 자영업자ㆍ근로자ㆍ농림어업인들에게 10%대의 저금리로 대출해 서민가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보증부 대출 제도다. 하지만, 은행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다중채무자가 많은 직장인에게 대출을 꺼리며 자영업자 위주로 대출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저신용 직장인의 경우 신용등급 6등급 이하로 다른 금융권에도 대출이 있어 위험성이 낮은 자영업자 위주로 대출을 해주고 있어서다.

또 햇살론을 취급하는 일부 금융권들은 정부에서 정한 자격요건까지 변경, 내부규정을 만들어 대출을 원하는 직장인들의 대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정부는 근로자 최소 재직기간을 3개월로 정했지만, 지역의 A신협은 근로자 재직기간을 최소 6개월로 적용하고 있다.

은행들은 햇살론 대출 실행 시 부실이 발생하면 정부가 보증하는 95%의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5%에 해당하는 금액은 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이유로 직장인에게는 햇살론 대출을 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인 이모(34ㆍ유성구 도안동)씨는 “거주지의 한 은행을 방문해 햇살론 대출을 신청하려 했지만, 6개월 이상 재직 중이어야 자격요건이 주어진다며 대출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며 “정부 규정은 3개월인데 내부 규정을 6개월로 정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고 억울함을 소호했다.

그는 또 “다른 은행도 햇살론에 대해 문의하자 자영업자 위주로 취급해 직장인에게는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들었다”며 “저소득ㆍ저신용자 등 자격요건이 되는 직장인 등에게 지원하는 제도를 은행들이 내부규정을 두는 건 대출을 해주기 싫다는 말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지역의 A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해당 은행에 거래 실적도 없는 고객이 햇살론을 신청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것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며 “자영업자는 실사 등을 통해 심사에 거쳐 대출을 해주는 만큼 위험성이 덜하다”고 말했다.

B신협 관계자도 “햇살론이 연체가 높다 보니 은행 입장에서도 꼼꼼히 체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존에 거래하던 고객은 여신성향 파악이 쉽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은 파악이 힘들어 부실을 줄이기 위해 내부규정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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