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호유교문화는 함께 그릴 ‘그림’

  • 오피니언
  • 사설

[사설]기호유교문화는 함께 그릴 ‘그림’

  • 승인 2012-11-01 19:22
  • 신문게재 2012-11-02 21면
백제문화권 사업, 내포문화권 사업 등과 나란히 역사문화 자원 발굴과 전통문화 보전과 관련된 또 하나의 사업은 기호유교문화권 사업이다. 충청, 경기, 호남을 아우르는 기호유학의 지역적 연고의 중심은 과거 호서유학이 꽃핀 논산을 비롯한 충청권이다. 영남유교와 쌍벽을 이룬 기호유교의 자원은 계승할 가치가 충분하다.

황명선 논산시장이 1일 “그림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한 ‘장기적인 기호유교문화권 종합 개발 사업’은 산재된 유교문화 자원 활용 측면만 봐도 당위성이 있다고 본다. 충청권은 김장생, 김집, 송시열, 송준길, 최익현, 이유태, 윤증 등 수많은 학자가 배출된 곳이다. 특화된 인적·물적 자원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업 전개의 정당성도 있다.

다만 조선 성리학의 큰 줄기인 기호문화권의 현대적인 계승을 위한 밑그림은 아직 그려져 있지 않다. 그렇다고 영남유교문화권 개발에 2조원을 투입했으니 기호문화권 개발도 해야 한다는 논리로만 접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기호문화자원은 논산만이 아닌 대전(대덕), 금산 등 지자체와도 협력을 바탕으로 공동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할 일이다.

기호유학은 지리적 경계를 넘어 꽃피운 만큼 단일한 브랜드로 묶을 수 있다. 지역 간 경계를 넘어 통합된 연계 협력을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논산에 돈암서원과 윤증고택, 대전에는 동춘당과 남간정사 등 유교 유적들이 산재해 있다. 기호유학에서 논산의 김장생과 김집, 회덕의 송시열과 송준길을 분리할 수 없다. 특정인이 특정지역에서만 꽃피운 게 아니다. 충청권 지자체가 공동으로 구체적 추진 방안과 지역 연계사업에 대해 논의해야 할 이유다.

영남유교는 10년에 걸친 경북 북부 유교문화권 개발을 거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충청권의 여러 지역에 걸친 유교문화권 개발도 승산이 있다. 부수적으로 충절과 선비의 고장이라는 정체성까지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논산에 비해 필요성을 덜 느끼는 다른 지자체의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미진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대전, 충남, 세종, 그리고 옥천 등 충북을 포함한 사업의 광역화를 토대로 지원 논리를 펴는 게 전제돼야 할 사업이다.

해당 지자체들은 입안 단계부터 기호유교문화 자원을 공동 발굴한다는 자세로 차분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미래지향적 전통문화 계승 차원에서 국책사업 버금가는 국가적 관심과 지원도 요구된다. 영남이 했으니 하자는 식이 아니라, 사업에 대한 큰 틀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일 것이다. 기호유교문화권은 충청권이 같이 그려가야 할 그림이기 때문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