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택수 대전센텀정형외과병원 원장 |
척추를 전공으로 하고 있는 의사들조차 이 질환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있으나 경추 질환을 많이 수술하다 보면 종종 보게 되는 질환이다. 후종인대란 척추의 몸통을 위로는 목뼈부터 아래로는 허리뼈까지 연결시켜주는 구조물이다. 척추 뒤쪽에 있어 그 이름이 유래됐다. 이 후종인대가 골화(骨化), 즉 뼈로 변한 것을 말한다. 목(경추)에서 가장 흔히 발생되나 등뼈(흉추)나 허리뼈(요추)에도 발생될 수 있고, 여러 곳에 동시에 나타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후종인대 골화증은 서구에서는 드물고 우리나라나 일본 등 극동 아시아 지역에서 비교적 흔하며 전 인구의 2~4%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일본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졌는데,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은 잘 모르나, 당뇨병과 같은 당 대사 이상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후종인대 골화증인줄 모르고 목디스크로 오인해 수술을 하는 경우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많다.
후종인대 골화증의 임상적 의미는 크게 보면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인접한 척추 사이의 인대가 뼈로 변해 척추 고유의 운동성이 없어지므로 목이 뻣뻣해지고 움직이기 불편해지는 것이다.
또 두꺼워지고 골화된 인대가 뒤쪽 척추관으로 자라서 팔다리를 관장하는 척수 신경을 누르게 되어 신경 마비 증세를 일으키는 것이다.
후종인대 골화증의 증상은 초기에는 목이 뻣뻣해지고 잘 돌아가지 않거나, 양쪽 어깨가 짓눌리는 듯한 통증과 가끔씩 손이 저린 증상을 일으킨다. 그러다가 병이 진행되면 사지의 마비 증상으로 마치 중풍과 비슷하게 손이 어둔해지고, 손놀림이 느려진다든지, 단추 채우는 것이 힘들고, 젓가락질이 잘 안되면서, 걸음걸이가 뒤뚱거리고 비틀거리는 보행장해를 일으킨다.
후종인대 골화증은 서서히 진행하는 질환이지만, 60% 정도에서는 아무런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정도의 불편감만 있어 병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날 목의 통증이나 외상으로 X-선 촬영 후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에는 경과 관찰 및 증상에 대한 약물 치료 또는 물리 치료만 시행해도 충분하나 경미한 사고로도 척수 신경의 손상이 발생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실제로 후종인대 골화증으로 수술을 시행했던 사람들 중 평소 전혀 증상 없이 지내다가 가벼운 교통 사고 이후 사지 마비가 발생되어 수술을 집도했던 경험이 꽤 많이 있다.
하지만 60% 가량의 사람들은 평생 특별한 문제 없이 살기 때문에 별 다른 불편감이 없는데 검사 상 발견됐다고 해서 예방 목적으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타당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팔 저림 증상이 점차 심해지거나 중풍과 비슷한 손의 기능 저하 또는 팔 다리의 마비 증세가 발생되면 자연적인 호전이 거의 되지 않는다. 척수 손상이 발생되기 전에 조기에 골화된 후종인대를 제거하거나 후방에서 눌리고 있는 신경을 풀어주는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후종인대 골화증은 수술후에는 진행이 되더라도 재발의 위험성이 높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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