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부채 공화국'

자영업자 빚 430조원… 1~3월만 17% 치솟아 고리대부업 이용자도 252만명, 금액은 9조원

자영업자들의 빚이 430조원을 넘어서고 대부업체 대출도 9조원에 육박하는 등 가계부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1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부채 공화국'으로,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계부채의 규모도 문제지만 그 실상을 보면 더욱 심각한 지경이다.

은행권에서도 모자라 연 39%의 고리 대부업 대출 이용자가 무려 252만명이나 되며 규모도 지난해 말 이미 9조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4년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대부업 대출 이용자 가운데 절반 가까운 41.9%는 1등급에서 6등급까지 신용도가 양호한 사람들로 조사됐다. 신용이 높아도 대출이 어려울 정도로 경기가 아주 나쁘다는 걸 보여주는 셈이다. 특히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부채도 심각한 수준으로 밝혀졌다. 임금근로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인당 평균 1억원의 빚을 지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지난 3월에 이미 430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 사이에만 17% 가까이 치솟은 것으로, 전체 가계부채 증가율의 두 배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이 OECD 주요국 가운데 두 번째인 걸 감안하면,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우려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택을 둘러싼 부채 역시 심각한 지경이다. 원금은 손도 못 댄 채 이자만 갚고 있는 대출이 35조원에 이르고 있어, 만기 도래시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집값이 20%만 떨어져도 상환해야 할 원금이 3배 가량 불어나기 때문에, 집주인뿐 아니라 세입자도 재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운석 기자ㆍ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