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세종시 및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특별법 개정안은 지난달 18일 이해찬 민주통합당 의원을 중심으로 여·야 155명의 공동 발의로 국회 행안위에 상정된 상태다.
다음주께 산하 법안심사 소위원회 심의가 예고된 가운데, 현재 예산안만 심사항목에 올라와있고 처리 대기 중인 법안은 285건에 달했다. 시는 개정안이 법안 소위만 통과하면, 9부 능선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들어 행안위 의원들을 지속적으로 만나며, 법안 소위 통과에 총력전을 기울이는 이유다.
하지만 국회 과반의석을 넘어선 155명 발의라는 표면적 기대감 속에 드리운 불안감도 적지않은 상태로, 이는 새누리당 딜레마로 분석된다. 민주통합당 의원 127명이 사실상 당론의 성격으로 발의에 동참한 데 반해, 새누리당 의원은 23명(선진당 4명 포함)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16명의 충청권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뜻을 같이한 점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의 실질적 참여자는 전체 153명 중 비례대표와 타지역 국회의원의 경우 7명에 불과하다.
박근혜 대선주자도 공동 발의 명단에 빠진 상태다. 새누리당 의원 130명(약85%)이 특별법 통과에 잠재적 걸림돌로 작용할 수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대선 국면의 또 다른 뇌관으로 자리잡은 세종시 헤게모니를 민주당에 넘겨줄 수있다는 견제심리가 발동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더욱이 충청권 상당수 의원들이 보좌진과 깊이있는 논의없이 법안 발의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회의 때 어떤 결정을 내릴 지도 미지수다.
A의원실 관계자는 “당론으로 채택되지 않았고, 보좌진과 충분한 논의없이 법안 발의에 서명하셔서 조금 놀랐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B의원실 보좌진 역시 같은 상황을 맞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9부 능선으로 평가받는 법안심사소위 전체 7명 위원 중 4명이 새누리당인 점도 변수다.
다만 박성효(대덕구) 의원과 최근 선진통일당에서 자리를 옮긴 김영주(비례) 의원이 법안 발의에 동참한 점은 위안요소다. 지난 8월 유한식 세종시장의 새누리당 당적 변경이 특별법 통과에 미칠 영향도 주목할 부분이다. 민주당 주도 국면 속 유 시장도 특별법 개정에는 온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A의원실 관계자는 “첫 행안위 법안 소위 당시 190개 법안 중 40개만 선별됐고, 이중 20개 정도만 심의대상에 올랐다”며 “법안이 예산안보다 후순위로 밀리는 관례를 감안할 때, 세종시특별법이 우선 논의대상에 포함될 지는 미지수다”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시 관계자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동참이 절실한 상황으로, 시도 이 점을 신경쓰고 있다”며 “곧 열릴 법안 심사소위 통과가 1차적 목표로, 9부능선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원을 중심으로 지역민 모두가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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