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서구 갈마2동 한 골목에서 낙엽을 수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취약계층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수거한 낙엽을 서구가 사들여 일자리창출과 생계에 도움을 주고, 도심에서 모인 낙엽은 1년간 발효시켜 천연퇴비로 농촌주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한다. 골칫거리로 소각장에 버려지던 낙엽이 도심 주민과 농촌 농민에 훌륭한 자원이 되는 셈이다.
30일 서구 갈마2동의 한 골목에 마대자루를 든 주민들이 모여 들었다.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은 바람과 사람 발길에 채여 아무렇게나 구르고 게중에는 비에 젖어 살짝 밟아도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주민들은 4~5명씩 조를 이뤄 지난 주말 비바람에 수북이 쌓인 낙엽을 차례로 쓸어 마대에 담았다.
낙엽이 많은 곳에서는 빗질 몇번만에 여행가방만한 마대가 가득 채워졌고, 환경관리요원들도 낙엽을 수집하는 사람들을 도와 낙엽을 쓸어 한 곳에 모아놓기도 했다.
서구는 취약계층 주민들이 이렇게 모은 낙엽을 한 사람에 하루 최대 20포까지 주민센터를 통해 직접 사들이고 있다.
서구 일자리추진단 임영미 담당은 “가을철 낙엽은 양이 너무 많아 환경관리요원들이 전부 수거할 수 없고 제때 치우지 않으면 주민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며 “취약계층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수집한 낙엽을 수매해 청소와 일자리창출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가을마다 낙엽을 유상 수거하는 정책을 추진해 현재 40㎏짜리 마대 한자루를 2100원에 사들이고 있다.
이달 초부터 12월 초까지 진행되는 가을 낙엽수매는 지난해 독거노인ㆍ차상위계층 등 651명의 취약계층이 참여해 평균 33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올해도 이미 350명이 낙엽 수거와 수매에 참여 신청서를 냈다.
▲ 기성동에 조성된 퇴비화장에서 낙엽이 1년간 발효ㆍ숙성 된다. |
서구는 기성동에 퇴비화장을 조성하고 수매를 거쳐 각 주민센터에 모인 낙엽을 이곳에 쌓아 효소를 뿌려 1년간 발효시킨다.
지난해 모인 낙엽은 1년 만에 뽀얀 김이 올라오는 500t의 천연 퇴비가 됐고 기성ㆍ가수원ㆍ정림동 일대의 농민들은 경운기부터 트럭까지 동원해 퇴비를 실어 밭과 논에 거름으로 뿌렸다.
가수원동에서 밭농사를 짓는 김성진(62)씨는 “퇴비가 겨우내 땅의 힘을 돋우는데 가장 좋은 거름”이라며 “조금 더 숙성시켰으면 좋았겠지만, 이정도의 퇴비라도 농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해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서구 이동원 농정담당은 “도시와 농촌이 함께 있는 지역에서 도시에서 모인 낙엽을 농촌에 퇴비로 제공할 수 있어 주민들이 더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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