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고속도로 로드킬은 2009년 1895마리, 2010년 2069마리, 2011년 2307마리에 이른다. 국도의 경우는 공식적인 자료가 없고 정확한 통계조차 산출되지 않고 있다. 실제 매년 5000건 이상으로 늘려 잡을 수도 있어 통계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게 정설이다.
또한 보도에 따르면 최근 3여년 간 대전과 충남에서만 3600마리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도와 국립공원 내 노상까지 포함한 것이지만 지역의 로드킬 사례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로드킬이 2, 3차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설치된 인공구조물에는 토양과 식생을 고려하지 않고 유도시설이 미비한 사례가 많다. 서식공간 회복과 이동통로 연결 등 생태계 다양성을 위한 배려가 부족한 결과다.
정부와 도로 관련 기관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는 로드킬 방지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로드킬 관련 조례(야생동물 충돌 방지 및 사체 처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경남도의 경우는 좋은 본보기다. 생태통로, 유도 울타리, 야생동물 출현 표지판 설치 등 효과적인 예방관리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국도는 물론 지방도, 시군도까지 포함된다.
기존 구조물 중 생태통로 유형, 생태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부분은 손봐야 한다. 일부는 서식지 훼손과 먹이경쟁, 동물의 다양성을 무시한 나머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엉뚱한 곳에 설치됐거나 관리가 부실한 생태통로를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야생동물, 그리고 인명도 보호한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할 때다.
끝으로 환경부의 생태통로 설치 및 관리지침, 국토부의 친환경적인 도로건설 지침은 '지침' 이상의 강제력을 지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에는 보은 속리산 기슭 도로에서 멸종위기종인 담비가 희생됐다. 지역에서는 오늘도 로드킬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위험수위를 넘어선 야생동물 로드킬에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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