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매입부지 알고보니…13년전 '외투 영상단지' 헐값수용 불구 사업취소 논란

토지주 환매訴 부작용 우려도

<속보>=LG생활건강이 천안시 구룡동에 미래성장거점을 만들겠다며 매입을 추진하는 부지가 투기 외국자본논란을 빚었던 영상산업단지로 드러나 충남도와 천안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보 29일자 15면 보도>

29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업체 ㈜퓨쳐의 지분 100%를 492억5000만원에 취득하는 방법으로 천안시 구룡동 일원 49만3345㎡(15만평)를 사들였다.

LG생활건강이 사들인 땅은 ㈜코아필름서울이 외환위기인 1999년 당시 산업자원부로부터 영상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직접개발 방식의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받아 사들인 부지다.

정부와 천안시는 외투전용산단 조성을 위해 182억원의 국비를 들여 1번 국도와 연결되는 진입로와 폐수처리장 등 기반시설을 조성했다.

하지만, 영상단지를 추진하겠다던 코아필름서울은 투자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547억원(외자 335억 포함)의 민자유치와 지역민 1230명 고용, 3000만 달러 추가투자 약속은 토지매입과 전망대, 부지조성 토목공사만 벌인 뒤 중단됐다. 2차례 기한 연장에도 최종 시한을 넘겨 사업이 취소됐다.

이 과정에서 코아필름측은 편법으로 사업부지를 개발업체에 매각하려는 의혹을 사는 등 각종 부작용과 민원을 부추겼다. 충남도와 천안시가 천안 영상단지 부지의 소유권이전을 금지하자 개발업체와 60억원대의 소송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에 LG생활건강에 토지를 매각한 퓨처사는 코아필름서울의 새로운 법인으로 천안시는 파악하고 있다.

특히 외자를 유치한다는 이유로 농민 등 지역민의 토지를 강제 수용하면서 헐값논란이 불거졌다.

강제수용된 토지는 전체 98필지 가운데 33필지 15만8082㎡(4만7900평)로 개발면적의 32%에 해당해 지나치게 업체입장을 들어줬다는 지적까지 받았지만, 당시 외환위기 상황 속에 외자유치라는 명분 속에 묻혔다.

이후 10년이 넘도록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은데다 외투지역 취소 등 더는 목적사용이 어렵게 되자 원 토지소유주들은 환매소송을 진행 중이다.

따라서 뜻있는 지역 인사들은 외자유치를 목적으로 헐값에 토지를 뺏기다시피한 주민들에게 환매나 자치단체가 산업단지를 조성해 분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천안시도 천안영상산업단지에 대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해제 당시 산업단지 지정을 유지해 조성원가에 기업들에 분양할 것을 희망해왔다.

시 관계자는 “국내 첫 외자투자지역인 천안영상단지가 기업인수 방식으로 넘어가는것 보다는 일반산업단지로 조성됐어야 한다”며 “이 같은 시의 입장을 상급기관에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