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 만에 7집 정규앨범 '99'를 발표한 에픽하이<사진>가 '컴백'이라는 말에 덧붙인 설명이다. 그간 멤버들이 느꼈을 상실감과 이를 극복하고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동시에 느껴진다.
에픽하이에게 지난 2년여는 투컷과 미쓰라의 군 입대와 타블로의 학력루머로 더 없이 길었을 시간이다. 타블로에게 학력의혹을 제기했던 네티즌들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됐지만 지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음악을 할 수 없었고, 들려줄 수 없었고, 상처만 남은 그야말로 '세상과의 단절'이었다.
타블로는 1990년대 그린데이의 데뷔앨범 '두키'를 떠올렸다. 밝은 멜로디에 허를 찌르는 러프한 가사를 에픽하이 색깔로 표현하고 싶었다. 투컷은 올드스쿨 힙합을, 미쓰라는 1990년대 어깨 넘어 들을 수 있는 80년대 음악을 꼽았다.
“답을 잊고 즐겁게 해보자 했고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즐겁게 작업했어요. 양 사장님이 선생님이고 우리가 말 안 듣는 고등학생들 같았죠” 철없는 10대로 돌아가 마냥 즐겁게 작업했다지만 가사를 보면 현재의 행복보다는 그렇게 되고 싶다는 바람이 짙게 배어있다.
에픽하이는 팬들에게서 동떨어져 있었다. 지난 상처를 모두 훌훌 털어버리고 가사에 담긴 희망의 메시지가 현실이 되는 그 날이 타블로의 말처럼 '진짜 컴백'인지도 모르겠다.
억울했을 지난날에 대한 보상심리보다 “되돌아 볼 수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는 타블로에게, “길을 가다가 우리 노래가 나오면 신기하다”는 에픽하이에게 팬들의 사랑을 느낄 시간이 필요하다. 3년 만의 앨범보다 그것이 진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제일 그리운 게 대학축제에요. 젊은이들과 함께 뛰어놀고 싶은데 그곳은 이성을 잃고 놀 수 있는 곳이잖아요”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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