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개 손보사의 자동차 부품값 꺾기 관행 철폐에 대한 대전권자동차부품판매상협의회(가칭·이하 협의회)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정비조합도 동참하고 나서 손보사의 반응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품 대리점과 손보사간 갈등이 정비공장으로 미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비조합이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협의회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그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손보사들은 정비조합의 가세로 사태추이를 지켜보면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협의회에 따르면 손보사의 그릇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대전지역 80여개 부품상들이 휴업도 불사하고 8차례 이상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집회 초기에는 정비업체에 부품 공급(배달) 문제로 사업체당 2명의 인원이 참여했지만 최근에는 사무실 최소 인원만 남기고 모두 머리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선 상황이다.
정비업체에 부품 배송이 원활하지 않아 정비업체의 수리기간 지연은 물론 소비자들도 차량 출고 지연 피해가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협의회의 요구는 그동안 할인 납품된 부품가격의 현실화 반영이다.
지난 20여년간 자동차 손해보험에 가입한 차량 수리시 부품 가격을 권장소비자가격보다 5~7% 가량 싸게 공급하고 배달까지 해 왔지만 인건비와 유류비 등 각종 비용이 올라 경영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손해보험 가입 차량 수리시 공임은 정비공장, 부품값은 부품상에게 손보사가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20여년 전에는 부품상이 정비공장에 부품값을 청구했지만 손보사들은 신속한 대금 결제를 제안, 부품상들이 받아들여 지금껏 굳어져 왔다.
이 과정에서 손보사들은 관행적으로 5~7%의 부품값을 할인해 부품상들에게 대금을 결제해 온 것이다. 하지만 업체간 치열한 경쟁과 각종 비용 상승으로 현재의 할인율을 적용하고서는 경영악화로 인한 폐업 위기로 내몰린다는 것이 협의회의 주장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지난 24일 부품상들이 전체 휴업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지만 앞서 23일 정비조합이 협의회에 손보사와의 갈등 문제에 대한 지원사격 의사를 밝혀 일단 부품 공급이 중단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금을 동결하지 않겠다던 손보사들도 일정 부분 차단하면서 자동차 부품상들은 전자어음을 결제하지 못할 상황까지 이르러 거래중단에 따른 부품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라며 “손보사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언급했지만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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