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링' 하나가 나로호를 우주가 아닌 조립동으로 보내버렸다.
나로호 발사가 중지된 것은 1단 로켓과 발사대의 연결부위(헬륨 가스 주입부)를 밀봉하는 고무재질의 고무링(실, seal) 때문이었다.
26일 오전 10시 1분께 지상발사대에서 발사체 내부로 헬륨가스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탱크 내부 압력이 정상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 조사결과 발사체 하부 연료공급라인 연결 포트(CD-2)에 설치된 분리면의 기밀유지용 고무링이 파손된 것을 확인했다.
연결 포트에는 산화제(액체산소)와 연료(등유·케로신) 주입구와 함께 헬륨과 질소 가스를 넣는 고압 배관이 있고, 연결포트 위에 설치된 분리면은 발사체 이륙과 동시에 분리되게 돼 있다.
기밀유지용 실(seal)은 고무재질의 패킹으로 발사대에서 로켓으로 주입되는 가스가 새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한·러 비행시험위원회는 27일 회의에서 헬륨 주입부의 고무링이 부품 결함으로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 나와 발사체와 접촉면 사이에 틈이 벌어진 것으로 결론 냈다.
한·러 위원회는 정밀분석을 위해 고무링을 모스크바로 보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3차 발사도 고무링 파손으로 연기됨에 따라 나로호는 이번에도 예정된 발사기간에 발사된 적이 없었다.
1차 발사 때에는 예정발사일보다 6일, 2차 발사 때는 하루가 늦었다. 2009년 8월 19일 1차 발사 때에는 발사 7분59초를 앞두고 소프트웨어 오류로 발사가 중지돼 6일 뒤인 25일 발사됐다.
예정일보다 6일 늦은 1차 발사 때에는 위성을 감싸고 있는 페어링 한 쪽이 분리되지 않아 자세를 잡지 못한 위성은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대기권에서 소멸한 것으로 추정된다.
2차 발사에서는 예정인 2010년 6월9일에 소방설비 문제로 발사가 하루 늦춰졌다.
이때에는 발사 중단이 발사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발사체 주변 소화기에서 소화액이 뿜어져 나오는 경미한 사고로 하루 늦게 발사됐지만 나로호는 1단 연소 구간에서 비행 중에 폭발했다.
권은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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