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이 해상매립지 활용에 반대하는 이유는 금강하구의 환경파괴가 가속화되는 것을 우려해서다. 그렇지 않아도 금강하구는 대규모 개발에 따른 악영향으로 해양환경이 점점 무너지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해상매립지 개발이 더해지면 금강하구는 죽음의 늪이 될 것으로 군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개발을 하려면 금강하구 생태계를 되살릴 종합대책을 내놓고 하라는 주장이다.
군산시는 매립지에 들어서는 것은 해상공원이지, 이를 해상도시로 확대 해석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전북도의회도 재검토 요구에서 같은 논리를 편 것으로 전해졌다. 해상공원이든 해상도시든 환경에 위협이 된다면 멈춰야 한다. 금강하구가 지닌 생태적 가치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더욱이 금강하구는 서천 주민 삶의 터전이다. 지역 주민의 생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일이라면 주민의 요구에 따르는 것이 순리다.
서천군과 군산시의 갈등은 해상매립지뿐이 아니다. 금강하굿둑 해수 유통을 놓고도 갈등이 골이 깊다. 서천군은 해수를 유통시켜 썩어가는 바다를 되살리자는 입장인 반면 군산시는 바닷물이 들어오면 담수 기능을 잃어 농·공업용수로 쓸 수 없다며 반대한다.
이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마주보고 생활하는 두 지역이 가깝고도 먼 이웃이 되어가는 것이 안타깝다. 서천군과 군산시는 '상생'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고민해봐야 한다. 해상매립지 문제만 해도 정부가 갈등을 방치한 측면이 없지 않다. 서천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용역을 추진했던 것이나, 중단이면 중단이지 “중지이지 중단은 아니”라는 토는 다는 것도 석연치 않다.
서천바다가 썩는데 군산바다라고 온전할 리 없다. 함께 생활하는 이웃의 뜻을 무시한 일방적인 개발 추진은 멈춰야 한다. 갈등이 깊어지면 주민들만 불편해질 뿐이다. 정부의 중지 결정이 내려진 이상 군산시는 해상매립지 개발에 대한 미련을 접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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