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섭 서산시장 |
16만 5000여 시민 앞에서 '나는 법령을 준수하고 주민의 복리증진 및 지역사회 발전과 국가시책의 구현을 위해 서산시장으로서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다짐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니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을 새삼 실감한다. 1년은 365일이고 사람의 체온은 36.5도이다. 365일과 36.5도 왠지 이 둘 사이에는 뭔가 연관성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정말로 그렇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365일 동안 36.5도의 열정을 가지고 힘차게 달려온 하루하루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취임식을 치른 이튿날 새벽, 지역 전통시장인 동부시장을 홀로 찾았던 기억이 앞선다. 어스름 무렵 시장에 가서 평범한 시민들을 제일 먼저 만난 이유는 시민들이 우리시의 근본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동안 스스로에게 약속하고 다짐했던 그 많은 생각들을 시민들을 만나면서 다시 한 번 되새기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1년이 지난 올해 10월 26일 다시 동부시장을 홀로 찾았다. 홀로였지만 혼자가 아님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서산호의 선장이 되면서 제시한 비전이'해 뜨는 서산'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서산은 해 지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낙후되고 정체된 듯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선입견을 과감히 깨버리기 위함이었다.
더불어 '모든 면에서 발전하고 성장하는 꿈과 희망으로 가득한 젊은 도시 서산'을 역동적이고 함축적인 진행형(ing)형식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정구호 또한 이에 부합하는 '역동적인 도약! 희망찬 도시!'로 정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지난 1년이 마음먹은 것처럼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봄에는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104년 만의 극심한 가뭄을 만나 목말라했고, 또 여름에는 폭염과 폭우에 시달렸으며, 가을의 문턱에서는 잇달아 닥친 세 개의 태풍에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민·관·군이 똘똘 뭉쳐 거북등처럼 갈라진 저수지 바닥을 파냈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가며 쓰러진 나무를 일으켜 세웠으며 지역사회가 함께 낙과 줍기와 낙과 팔아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맹자가 얘기한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하늘이 주는 좋은 때는 지리적 이로움만 못하고, 지리적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의 깨우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시민들의 단합된 힘으로 이겨내지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결과 우리시는 10년 만에 개최한 '제64회 충남도민체육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사상 첫 종합우승의 금자탑을 쌓아 시민대화합의 꽃을 피우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 같은 시민의 결집과 화합을 바탕으로 행정안전부 재정분석평가와 지역개발사업평가에서 전국우수기관 선정을 비롯해 보건복지부 출산친화정책 우수기관, 환경부 그린시티 선정, 지방세정 종합평가 최우수기관, 민원행정개선 우수사례 충남도 1위 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 만큼 많은 성과를 올렸다.
이처럼 지난 1년은 서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제도적 기반을 만들며 새로운 변화와 희망의 밑그림을 그린 한 해였고, 이제 서산의 미래비전을 착실히 실행에 옮기면서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시정성과를 가시화하고 극대화하는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충남도청이 80년간의 대전시대를 마감하고 내년에는 드디어 내포시대를 개막하게 된다. 환황해권시대 중심도시 도약을 꿈꾸고 있는 우리시로서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1년 전 처음 가졌던 그 마음가짐과 지난 365일 동안 늘 함께 했던 36.5도의 열정으로 16만5000여 서산시민과 함께 우리시가 충남도청 신도시를 탄탄하게 받치는 자족적인 배후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주마가편에 박차를 더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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