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4개월 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술진은 혼신의 노력을 쏟았다. 1·2차 실패 원인으로 지목된 부분을 모두 개선했다. 현지 취재진들은 연구진이 기술적 측면에서 발사 성공 확률이 앞선 시도보다 높아졌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의 수고에 값하도록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나로호 3차 발사 성공이 갖는 의미는 크다. 발사 9분 뒤 고도 302㎞에서 과학위성을 위성궤도에 올리면 한국은 ‘우주클럽’에 세계 10번째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자국 발사장에서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위성궤도까지 쏘아올린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한다는 의미다.
지난 6월 중국이 쏘아 올린 유인우주선 선저우 9호는 실험용 우주정거장 텐궁 1호와 도킹하는데 성공했다. 한 달 앞서 일본은 자체 개발한 발사체 H2A로 우리나라 아리랑 3호를 위성궤도에 올렸다. 북한도 비록 실패했지만 광명성 3호를 쏘아 올렸다. 나로호 발사 성공은 한껏 앞서가는 중국과 일본을 보며 상했던 국민적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기도 하다.
물론 핵심기술의 하나인 1단 액체엔진은 러시아에서 사왔다. 나로호가 온전한 한국형 발사체가 아니라는 지적을 듣는 이유다. 그렇다고 발사의 의미가 희석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한국형 발사체(KSLV-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1년까지 1.5t급 실용위성을 위성궤도에 올릴 수 있는 3단형 발사체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우주기술의 핵심이 이 발사체다. 나로호 발사로 쌓은 기술과 경험은 그 초석이 될 것이다.
우주강국으로 가야 할 당위성은 분명하다. 국가적 위상과 자존심의 문제를 넘어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 우주도전을 통해 파급되는 경제적 산업적 가능성, 국가 안보적 차원 등 그 효과가 이루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우주를 향한 도전을 중단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로호 발사 성공은 또 다른 시작이다. 고도 302㎞, 그곳에 올라선 나로호를 보고 싶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국민의 환호가 터져 나오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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