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당국이 당초 밝힌 폐사 물고기 수거량도 급작스럽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초기 대응 실패와 사태 축소 의혹을 비껴가기 힘든 상황이다.
당초 폐사량이 수만 마리에 달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일축했던 금강유역환경청은 25일 전날까지 금강에서 수거된 폐사 물고기 양이 2만 6800마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환경청이 지난 22일까지의 수거량을 5300마리라고 밝히고, 23일 수거량을 2000~3000마리 정도로 추산 했던 것에 비춰볼때 납득하기 힘들 만큼 수거량이 갑작스럽게 급증한 것이다.
환경청은 24일 하루 수거량이 1만 5500마리에 달했다고 밝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사태 발생 초기 폐사량이 수천 마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던 환경청이 의도적으로 사태를 축소하지 않았다면, 사태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초기 대응에 미흡해 사태를 확산 시켰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응주 금강유역환경청 수생태관리과장은 “이전에는 비도 오고 인력도 없어 수거가 많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24일부터는 1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돼 수거 작업을 벌이면서 수거량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답변 역시 초기에 제대로 사태를 파악해 대응하지 못하고 뒤늦게서야 대거 인력을 투입해 수거 작업에 나선 셈이다.
그 사이 시간이 흐르면서 수거 지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환경청은 당초 폐사 발생 구간을 10㎞ 이내로 밝혔지만, 이날 수거 작업이 진행된 지역만 부여대교에서 황산대교까지 약 18㎞ 구간에 달한다.
미흡한 대응 논란 속에서 환경단체는 사태가 장기화되고 폐사 어종도 확대돼 계속해서 폐사가 진행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한다. 금강 물고기 폐사 현장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에는 폐사가 확인되지 않았던 붕어와 메기 등도 폐사된 채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강을지키는사람들 이경호 간사는 “새로운 어종들이 계속 떠오르고 있어 시차를 두고 폐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경 당국이 현장 관리 매뉴얼도 없이 안일하고 체계적이지 못한 대처로 일관한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응주 과장은 “폐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물 속에 가라 앉아 있던 것들이 떠내려가다 뒤늦게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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