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서대전역을 이용하는 철도고객의 경우를 살펴보자.
대전권 이용객이 호남선 KTX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승용차를 타고 공주역에 가서 기차로 갈아타거나, 서대전역에서 익산역까지 가서 KTX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 대전에서 공주역까지는 연계교통수단이 부족해 이동이 어렵고, 서대전역에서 익산역까지는 새마을호로 1시간여가 소요돼 고속철도 이용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계룡과 논산권 이용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논산훈련소는 연간 12만명의 훈련병들이 찾는 곳이다.
논산시민뿐 아니라 전국의 육군훈련소 입소객과 면회객들이 KTX를 이용하고 있으나, 호남선 KTX우회로 이들 이용객들의 불편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뻔하다.
계룡이나 논산지역에서 서울방향 KTX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대전역까지 이동해야 한다. 계룡역에서 대전역간 여객열차가 없기 때문에 버스로 1시간 가량 이동시간이 소요된다. 이들 지역민들이 호남방향 KTX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익산에서 환승해야 하지만 이 역시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계룡시민과 육군본부, 해군본부, 공군본부 등 3군 본부가 밀집돼 있고, 2016년 국방대학교가 논산으로 이전할 경우 KTX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어서 이에 따른 불편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KTX 경부선도 경부고속철도와 일반철도가 병행 운행되고 있다. 기존 이용객의 편의를 위한 절차로 일반철도 경부선 중 수원역, 밀양역, 구포역을 경유하고 있다.
경기 남부지역의 이용객을 배려해 고속철도 전용이 서울역에서 광명역~천안역~대전역을 하루 121회 왕복하고 있지만, 서울역에서 수원역(일반역)~천안역~대전역을 왕복하는 노선을 하루 8회 왕복하고 있다.
대구 이남권 이용객을 배려한 노선 병행 운영도 진행되고 있다. 고속철도 전용은 동대구역에서 신경주역~울산역~부산역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하루 94회 운행하고 있다.
경부 KTX도 기존 이용객과 수익을 고려한 이같은 병행 운영을 하고 있는 만큼 호남 KTX 역시 대전권 경유가 필수적인 이유다. 무엇보다 호남고속철 개통 이후 대전권을 병행 운행할 경우 현재보다 대전권까지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이용객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그동안 대전시는 2010년 코레일측과 대전권 운영에 대해 협의를 진행했으며, 코레일측은 “대전시의 의견을 이해하고 운영계획단계에서 검토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또 지난 3월에는 대전시의회에서 정부건의안으로 채택해 대통령 등 20개 기관에 이같은 건의안을 제출한 바 있다.
지난 9월 열린 국토해양부 주관 철도정책간담회에서는 대전시가 현안으로 이같은 내용을 제시했으며 이 역시 긍정적인 검토를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국토해양부와 코레일은 호남고속철 1단계 구간(오송~광주) 개통을 대비해 '호남 KTX운영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며 현재는 철도운영 경쟁체제(제2운영자) 도입 여부를 협의하고 있는 단계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호남 KTX운영계획을 본격 수립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이에 대한 문서화와 지역의 대비책 마련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충청권과 호남권의 단절을 막는 호남고속철도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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