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시중 우송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
최근 정치세계의 현실은 어떠한가. 정말로 많은 국민이 실망과 배신감으로 가슴 아파하고 있을 것이다. 정치와 경제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의식 및 생활 개혁을 통해 정치, 경제, 문화 측면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 왜곡된 민주주의 제도와 존재하지 않는 민주 정치인과 민주 시민의식, 그리고 지역, 학연, 혈연에 의존해 있는 유권자들의 선거 행태와 향응, 매수, 관광 등으로 혼탁한 선거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역감정 문제는 근본적 장애요소다.
정치 분야만이 아니다. 경제 윤리가 무시되는 천민자본주의적 행태들이 기업인과 소비자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공정한 자유 경쟁 시장에 기반을 둔 건전한 자본주의적 정책을 위해선 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경제 주체의 의식개혁이 필요하다. 소비자 역시 성숙한 경제 주체로서 역할을 다해 왔다고 볼 수 없다. 비합리적 소비 행태로 경제의 전반적 흐름을 크게 왜곡시킨 면도 없지 않다. 지나친 시위성 소비 행태는 건전한 소비문화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자원 낭비와 외화 손실 등을 가져왔으며 투기성 부동산과 주식 매매는 시장의 가격 구조를 왜곡했다. 그러한 것이 결국 거품경제를 낳았다.
전체적 사회 개혁은 모든 사회 구성원이 공동체 의식을 갖고 함께 참여할 때 성공할 수 있다. 특히 실직자와 장애인, 청소년 가장, 무의탁 노인 등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과 아량을 베푸는 이웃 사랑의 정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회 전반의 지원 체계를 구축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구현해야 한다. 나아가 공동체 의식과 한마음 정신으로 만연한 도덕 불감증과 이기주의 태도를 극복해야 한다. 우리는 건전한 시민 의식과 생활 문화 정착을 통해 실추된 국민 자긍심을 회복해야 하며, 아울러 한국의 대외적 이미지도 개선해야 한다. 나라 안팎의 모든 분야에 걸쳐 국가 경쟁력을 다지는 데 매진해 성숙한 선진국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신문에 게재된 중산층에 대한 나라별 중산층의 기준을 비교해 놓은 '중산층 별곡(別曲)'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직장인 대상 설문결과 우리나라는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소유, 월급여 500만 원 이상, 자동차 2000cc급 중형차 소유, 예금 잔액 1억 원 이상 보유, 해외여행 매년 1회'가 돼야 중산층이다. 프랑스의 중산층의 기준은 '외국어 하나 구사하고, 직접 즐기는 스포츠와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으며, 남다른 요리를 할 수 있어야 하며, 공분에 의연히 참여하고 약자를 도우면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때'다. 영국은 '페어플레이를 할 것,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갖되 독선적으로 행동하지 말 것,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하며 불의ㆍ불평ㆍ불법에 의연히 대처'해야 중산층으로 분류된다. 미국은 '자신의 주장에 떳떳하고, 약자를 도우며, 불의에 저항하고, 정기적인 비평지 구독하는 자'를 중산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나라별 중산층의 분류에서 미국·영국·프랑스와 비교해 한국은 물질적 가치에만 매달려 있다. 선진국의 계층을 나누는 객관적 기준인 문화적 취향에 대해 고급문화의 전통과 문화소비의 양과 폭을 넓혀 선진 국민으로 도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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