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직선제는 2007년 학교운영위원회 중심의 간선제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했다. 하지만 시행 과정에서 정치판을 능가하는 여러 문제점을 노정시켰다. 이른바 '깜깜이' 선거 논란 속에 일부 교육감이 비리 의혹에 연루되면서 폐지론에 불을 댕기기도 했다. 이런 우려를 담아 실제로 교육감 직선제 폐지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직선제 보완 또는 폐지 여론에는 이 같은 부정적 인식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렇다고 다시 간선제로 돌리는 것이 합당하느냐는 깊이 검토해볼 문제다. 제도 보완이나 폐지, 즉 직선제 보완론에 대한 열망은 높지만 주민직선제라는 선거방식 자체가 원천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제도든 나름대로 장단점은 있다. 장관 추천에 의한 대통령 임명제는 지방자치 정신에, 시도지사 임명이나 공동등록제(러닝메이트제)는 교육자치에 흠결이 생길 수 있다. 교사나 학부모 등 교육 관련 당사자만 참여하는 축소된 직선제 또한 교육현장의 편가르기와 같은 학교운영회 위원 선거 때의 부작용이 확대·재연될 소지가 다분하다.
대안의 하나로 거론된 공동등록제는 특히 단체장과 교육감의 갈등 해소, 일반행정과 교육행정의 협력에는 기여할지 모르나 사실상 정당공천제인 점에서 문제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주성을 해할 수 있다. 어떻게 귀결되든 보완책은 공교육 정상화에 방점이 찍히면서 정치에 종속되는 부작용까지 미리 계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인식 조사를 보면 교원 중에서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48.5%,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43.0%나 된다. 교육자치의 꽃이라는 직선제에 교육계가 더 현저히 부정적임을 알 수 있다. 직선제를 유지하면서 보완하거나 아예 폐지하거나 똑같이 신중해야 하며, 무엇보다 시대에 역행해서는 안 된다. 개선책은 충분한 공론화 과정과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정신'과 '제도' 두 방향에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5년 전 도입된 현행 직선제도 당시 상당한 기대를 안고 출발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